냥냥이야 냥냥이야
삐용 삐용~ 고양이가 운다.
방금 우당탕 심상치 않은 소리가 났는데, 둘째가 울고 있다. 이런 경우 대체로 "아니 저길?" 하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 생기는 경우다.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곳을 보니 역시나. 첫째 냥냥이가 곡예하듯이 꽤 난도가 높은 곳에 올라가 있다. 매번 보는 일이지만 볼 때마가 저길 어떻게 올라갔을까? 싶다.
둘째 냥냥이는 형 냥냥이를 보며 울고 있다. 우리 둘째 냥냥이는 고양이 치고는 운동 신경이 떨어지는 편이다. 높은 곳에 잘 올라가지 못하고, 어려운 곳에 올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없는 길을 개척해 내는 형 냥냥이를 보며 삐용삐용 울 뿐이다. 이때 집사가 나설 차례다. 둘째 냥냥이를 들어서 형 냥냥이가 올라간 곳에 올려줘야 한다. 둘째 냥냥이가 만족할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다 다시 삐용삐용 울면 내려줘야 한다. 아주 조심스럽게.
오늘은 중간까지만 올려주고 형 냥냥이처럼 할 수 있도록 독려했지만, 그것은 아니었나 보다. 금세 마음이 식었는지 혼자 폴짝 내려간다. 똑같이 해줘야 했는데, 집사가 잘못했다. 오늘도 집사가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