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혼자 오래 있다 보면, 갑자기 내 미래가 아득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럴 땐 앞으로 설레는 일은 생기지 않고, 매일이 똑같은 하루가 반복될 뿐, 앞으로의 시간은 무료한 일만 가득하리라는 생각에 우울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따분한 내일을 위해 잠을 청하려 침대에 몸을 눕힌다. 이때 양옆으로 따듯한 온기를 가진 생명체들이 찰싹 달라붙는다. 보들보들한 느낌이 좋아 조심스럽게 쓰다듬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다 고양이를 키우게 됐을까? 내 인생에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말이다. 그런 걸 보면 이것이 인연이고, 과거에 내가 고양이를 만났던 것처럼, 지금은 알 수 없는 일들이, 인연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인다.
작은 생명체지만 나에게 준 큰 의미를 상기시킨다.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지만, 지금 나에게 행복, 기쁨, 따듯함 등 긍정적인 단어를 느끼게 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 귀여운 생명체들 때문에 하루의 끝이 귀여움으로 마무리된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귀여움이라니, 얼마나 소중한가.
묘연, 그건 나에게 앞으로의 날들도 조금은 기대감을 가지고 지내봐도 괜찮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