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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뿐냥뿐 Oct 29. 2024

둘째 고양이는 첫째 고양이를 따라 한다

냥냥이야 냥냥이야 

삐용 삐용~ 고양이가 운다.

방금 우당탕 심상치 않은 소리가 났는데, 둘째가 울고 있다. 이런 경우 대체로 "아니 저길?" 하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 생기는 경우다. 고개를 돌려 소리가 곳을 보니 역시나. 첫째 냥냥이가 곡예하듯이 난도가 높은 곳에 올라가 있다. 매번 보는 일이지만 때마가 저길 어떻게 올라갔을까? 싶다.


둘째 냥냥이는 형 냥냥이를 보며 울고 있다. 우리 둘째 냥냥이는 고양이 치고는 운동 신경이 떨어지는 편이다. 높은 곳에 잘 올라가지 못하고, 어려운 곳에 올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없는 길을 개척해 내는 형 냥냥이를 보며 삐용삐용 울 뿐이다. 이때 집사가 나설 차례다. 둘째 냥냥이를 들어서 형 냥냥이가 올라간 곳에 올려줘야 한다. 둘째 냥냥이가 만족할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다 다시 삐용삐용 울면 내려줘야 한다. 아주 조심스럽게.


오늘은 중간까지만 올려주고 형 냥냥이처럼 할 수 있도록 독려했지만, 그것은 아니었나 보다. 금세 마음이 식었는지 혼자 폴짝 내려간다. 똑같이 해줘야 했는데, 집사가 잘못했다. 오늘도 집사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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