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때문에 난리가 아니다. 친구를 만나도 카톡방에서도 온통 코인 이야기다. 특히 우리 세대에서 더 많이하고 널리 퍼진것 같다. 실제로 돈을 번 사람이 누구든 아무래도 이 사건들은 우리 세대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싶다.
사업을 하거나 원래 집안이 잘사는 친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에게 돈은 한달 일해서 월급으로 받고, 그중에 일부는 생활에, 일부는 저축에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월급 숫자나 가끔 받는 인센티브로 대충 내 일의 가치나 의미를 측정하기도 한다. 돈돈돈하면서 살고싶지 않지만, 복잡한 것들을 우선 쉽게 평가하는데 금액만한 기준이 없다.
지금까지는 돈을 얻어내는 방법이 일하는것뿐이였고, 시간이 지나야 되는 것이였다. 25일이 되어야 새로 들어오고, 가끔 과외로 들어오는 돈들이 있고, 연에 한두번 인센티브 같은 것들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공을 들였다. 그렇게 대충의 시스템과 가치가 쌓이고 돌아가지 않았나.
그런데 코인들은 쌓아야 하는 시간을 훌쩍 넘겨버리는 돈을 단시간에 갖게 해준다. 이전에도 주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건 소수의 리스크를 가져가는 사람들이였고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 그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매우 낮았고, 적어도 논리적으로 보이는 이유라도 만들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코인은 다르다. 애초에 여기서 정보라는 것의 영향력도 작고, 장이 너무 좋어 수익대비 리스크도 낮은 편이다. (하지만 나는 왜...) 설명이 안되는 것들도 많으니, 그냥 주변에서 누가 로또가 되었다는 이야기만 많이 들릴뿐이다.
우리 세대가 이런 기억을 공유한다는 것이 무서운 부분이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의미를 발견하고 쌓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오늘 돌린 룰렛의 결과가 터져나가는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아닌 주변의 사람들이 얻어가는 것에서 묘한 패배감이나 승리감을 갖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가치라는 것은 이전과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작년 한해는 인공지능이다 뭐다 특히 인간에 대한 공격아닌 공격이 많았다. 일을 구하기도, 구한 일을 하기도 힘든 날들이였다. 그러던 와중에 이상한 탈출구 아닌 탈출구가 생겨버렸다. 우리는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