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영화는 이런식이다. '어느날 지구를 향해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는 운석을 발견한 그들. 그 위험을 백방에 알리지만, 도리어 미친 사람 취급을 받고... 직접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고작 20시간.. 과연 그들..아니 지구의 운명은..?!'
그런데 생각해보면, 20시간 남은 지구의 운명이 고작 몇명만 발견할수 있을 정도로 그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은 제한되어 있지도 않을 것이고. 20시간 정도 남았다면 엄청난 카오스 or 은폐 속에 조용한 종말을 맞이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그런 상황에서는 진지한 스릴러가 팔리는 이야기가 되겠지.
하지만 만약, 지구를 파괴하기 위해 맹렬히 다가오는 수퍼 거대한 운석이든 외계인이든 무엇이든이 발견되었는데, 그게 도착하려면 오늘부터 딱 50년 1개월 4일이 남았고, 지금&앞으로의 기술력을 아무리 좋게 계산해도 절대 지구 멸망을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그러니까, 50년 뒤에 타노스가 건틀릿을 한손에만 쥔게 아니라 양손에 쥐고 이 문명/사회/생명 모든게 다 동시에 끝내버리는데, 그 사실을 모든 사람이 오늘 알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어떤 대단한 사람들은 50년 이내에 지구를 떠나 새롭게 문명을 세울 방법을 찾기 시작할 것이고, 아마도 어떤 사람들은 50년 뒤에 혹시나 지구나 사람이 일부 남아있을 상황을 위해 현재의 문명과 지식을 저장하기 위해 노력하겠지? 그리고 기대 수명이 50살 이하로 남은 사람에게는 -아마도 60대 이상인 분들은- 상속의 의미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반면 그 50년 이내에 노력의 결과를 겨우 보게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그들은 카오스를 만들고 오늘만 올인하게 될까? 아니면 오히려 차분하게 그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일처럼 굴까?
문 닫기까지 딱 한시간이 남아서 음식 주문은 불가능하고, 마실것만 주문 가능한데, 마침 들고간 현금이 얼마 없어 주문할수 있는 맥주의 양이 제한된 상황이어서 그런지 이런 고민을 하면서 맥주를 신나게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