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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호현 Aug 06. 2024

2. 슈퍼워크를 위한 미션 정하기

슈퍼파워가 생겼다. 무엇을 위해 쓸 것인가?

네이버와 구글


10여 년 전 네이버와 구글의 차이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네이버의 세상 모든 정보가 다 있는 듯한 UI와 구글의 대화창 하나만 있는 UI는 사람들이 정보 어떻게 받아들이고 찾는지에 대해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었다.

한국에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최신 유행이 무엇이고, 밤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대화에도 참여하고 최신 트렌드에 맞는 상품도 개발하고, 트렌디한 광고도 만든다. 삶은 사는 모든 과정에서 알아야 하는 기본 시사 상식이라는 것도 있고 뒤쳐지면 안 되는 최신 흐름이라는 것도 있다. 


반면 구글의 UI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물어보지 세세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내가 뭐가 궁금한지만 물어본다. 세상을 나에게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싶은 만큼만 세상을 알아가면 그만이다. 


채팅 인터페이스의 AI는 구글보다 더 심하다. 무엇이든 알려주고 시키면 많은 일을 척척 해내는 새로운 형태의 지능이 나와 대화하자고 대화창을 내민다.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이전까지 만나본적도 없고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는 기계와 카톡을 주고받는 일은 문맥과 관계 중심의 사람들에게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인지 한국은 선진국 중 ChatGPT 이용률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구글을 잘 쓰려면 무엇을 알고 싶은지가 명확해야 한다. AI를 잘 쓰려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가 명확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를 정하는 것이 미션이다. 


교육, 미션, 그리고 돈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학교와 사회에서 나만의 미션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다. 20년 전만 해도 국가의 미션이 개인의 미션에 명시적으로 우선했었다. 그리고 선진국이 되면서 갑자기 국가는 우리에게 미션을 제시하지 않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는 개인의 미션이 모여 전체의 미션이 되는 민주주의 사회로 빠르게 이양해가고 있지만 모든 사람이 제각각의 미션을 가지고 조화를 이루어가는 것은 사회의 모든 단위에서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개인이 미션을 가지면 안 되는 시대에서, 힘들어도 개인의 미션과 꿈을 이루려던 시대를 거쳐, 개인의 미션을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시대를 지나, 개인의 미션이 돈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전의 국가주의 시대에는 개인의 미션을 가지는 것은 어색한 일이었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개인이 계획을 가지고 추구하는 것은 “반항"이라고 불리곤 했었다. 그리고 90년대를 거치면서 각 사람의 “개성"이 존중되기 시작했고, 사회적 압박 속에서도 자신의 방향성을 갖는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선진국이 되어버린 지금, 개인의 미션은 곧 돈이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진 유투버가 돈을 벌고, 남과 다른 꿈을 가진 사람만이 게임체인저가 되어 새로운 세상에서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대세를 잘 따르는 사람의 매력은 크게 줄어들었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가치를 갖게 되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향해 달릴 때에는 모두가 함께 만드는 표준화된 인프라에서 표준화된 길을 따라가면 된다. 정답을 잘 맞히는 사람이 승자가 되곤 한다. 그런데 모두가 다른 방향으로 달릴 때에는 표준화된 길이 사라진다. 모두가 개척을 해야 하고 새로 인프라를 만들어가야 한다. 몇 년 전 스타트업들이 직면한 문제들이 그런 것이었다. 투자 금융 인프라, 창업 인프라등이 부족했다. 그런데 여러 스타트업들과 시스템의 노력을 통해 인프라가 하나씩 갖추어져 갔다.


AI와 함께 만드는 미션

그러한 인프라와 표준화된 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AI이다. 표준화된 길에서는 모든 것이 검증된 방법으로 이루어지므로 매뉴얼 한 번만 읽으면 대부분의 일을 해 낼 수 있다. 그렇지만 표준화되지 않은 길에서는 정말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고속도로에서는 휴게소에서 밥 사 먹는 법만 알면 되지만,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휴식할 곳도 없고, 밥을 먹을 곳도 알기 어렵다. 그럴 때 큰 도움이 되는 것이 AI이다.


AI는 내가 적당히 아는 영역에 날개를 달아준다. 내가 진짜 잘 아는 영역은 내가 하는 것이 나은 경우가 많다. AI에게 내 일을 설명해 주는 것만 해도 큰 일이다. 그래서 내가 잘하는 글 쓰기와 엔지니어링에서는 내가 많은 일을 한다. 최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쪽에서는 눈부신 발전으로 엄청난 도움을 받고 있긴 하다. 그런데 내가 잘 모르는 마케팅, 디자인, 세일즈, 재무 등의 일을 할 때에는 나를 관련 전공의 대학 4학년을 공부한 사람만큼으로는 쉽게 만들어준다. 공부 열심히 한 인턴을 데리고 일을 하는 기분이다. 


대학 졸업 수준의 인턴이 내 일을 돕겠다고 왔을 때에는 큰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사수로서 귀찮은 일만 많아진다. 


그런데 인턴 10명을 데리고 프로젝트를 도모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가 리더십 역할만 잘하면 정말 큰 일을 이룰 수도 있다. 그리고 인턴 100명이 나에게 주어진다면? 그게 지금 AI를 가진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에겐 인턴 1000명이 있다. 내 일은 대체할 수 없지만 내가 매니저가 되어 활용하면 엄청난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 자신의 미션이 명확하지 않다면 ChatGPT나 Claude에 다음 프롬프트를 복사해서 붙여 넣어보자.                               


내가 미션 설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 한 번에 하나씩 나에게 질문해 줘. 가치, 열정, 강점, 재능, 영향력, 기여, 성장, 도전, 목표 등을 활용해서 5개의 질문을 만들어서 하나씩 질문해 줘. 답변에 대한 다양한 예시도 써 줘. 질문이 끝난 다음에는 내 미션 스테이트먼트를 짧게 만들어 줘. 그리고 나에게 100명의 AI 인턴이 있으면 이 미션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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