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가 질 무렵
능소화가 집니다.
‘춥다’ 소리가 나오는 걸 보니 이젠 가을입니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 기억에 남지 않아서, 벌써 가을이 오는 게 사실 조금 서운해요. 하지만 늦여름에서 이어지는 초가을의 날들은 서운함으로 무시하기엔 너무 반짝반짝 빛납니다.
한 해 중 가장 산책하기 좋은 날들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딱 기분 좋게 불고,
매일 보는 노을이 매번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조금 일찍 나서서 버스를 타는 대신 걸어가기로 했어요. 선선함을 즐기며 걷다가 좋아서 사진을 몇 장 찍고 또 걷다가 하늘을 보고 합니다.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하늘에 조각구름이 흘러가는 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겨우! 이렇게 하늘 한번 맑은 게 하루 온종일 기분을 살랑거리게 해 준다니. 사람에게는 파란 하늘이 꼭 필요한가 봅니다.
서울에서 바라보는 이 파랗고 아름다운 하늘을 만끽합니다. 해질 무렵 서쪽 끝부터 노랗게 물드는 지구의 하늘 자락을 바라봅니다.
동그란 지구 한 곳에 서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충만해집니다.
이런 작은 기쁨들이 우리 곁에 더 많이 머무르길 바라봅니다. 앞으로도 서울이 맑고 파랗기를.
#서울의하루
#the_days_in_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