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기 지음, 오월의봄, 2019
오늘 오전 경향신문 기사의 제목이다.
“대진표 확정 첫 주말···'아킬레스건' 2030 구애 나선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 모두 2030 세대의 지지율이 낮은데, 이재명 후보의 경우 40대 지지율(44%)의 절반인 20%를 기록했고, 윤석열 후보의 경우 18~29세에서 3%, 30대에서 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국민의힘 경선 직후 청년 당원들의 대규모 탈당이 시작되었는데, 2030 세대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던 홍준표 의원이 낙선하자 국민의힘 홈페이지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 당심에 실망했다”, “‘노인의 힘’을 떠난다”는 글과 탈당계 제출 인증 사진 등이 올라왔다고.
<청년팔이 사회>는 한국사회 특히 정치판과 마케팅업계에서 청년이라는 키워드가 어떻게 이용당하고 소비되었는지를 주목한 도서다. 88만원 세대를 비롯해 N포 세대, 이케아 세대, 비트코인 세대 등 청년 세대를 지칭하는 수많은 수식들이 어떠한 목적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이같은 특정이 청년세대의 문제를 어떻게 허구화했는지를 꼬집는다.
“많은 청년 담론은 청년들을 위하는 척하지만 사실상 청년이라는 이름을 팔아 그 담론을 생산하는 본인의 가치를 높이고 이득을 도모한다. 이와 같은 이른바 ‘청년팔이’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청년’과 세대”라는 개념 자체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더 나은 대안적인 세대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12쪽
“부르디외는 사회적으로 정당화된 범주들을 생산하는 담론의 기능을 국가 행위로 소급해 설명한다. 국가가 공적 권력을 통해 특정 범주의 사람들을 기소한다는 것이다. 범주의 어원인 라틴어 ‘categorein’에는 누군가를 공적으로 기소하거나 모욕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세대’’청년’과 같은 사회 범주는 지식을 생산하는 기반이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권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152쪽
“이렇게 사회문제의 책임 소재는 대부분 ‘사회적 약자’들, 다시 말해 귀책받았을 때 반론을 펼칠 수 있는 충분한 담론적 무기를 지니지 못한 이들에게 전가된다. 같은 맥락에서 학벌주의의 책임 소재도 ‘요즘 대학생들’로 귀책된다.” 179쪽
“오늘날 ‘청년세대’는 이렇게 판매된다. 청년세대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기성세대, 산업 경제 정치적 목적에서 해당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지식들은 대체로 청년세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할 뿐 아니라 그들의 이익과도 괴리되어 있다. 청년 문제를 다루는 연구 및 정책 보고서, ‘대학내일20대연구소’와 같은 소위 20대 전문 연구 단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청년세대의 이익보다 다른 이들의 이익을 충족시키게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규격화된 세대론 자체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고서라도, 읽고 나면 또 슬퍼지는 책이다. 179쪽의 소제목처럼 ‘사회적 약자, 마음놓고 비난할 대상’이 아닌가.. 싶어서 읽고 나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그 온갖 규정에 담기지 않은 그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에 대한 연민 때문에.. 읽고 나서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