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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O Mar 24. 2016

#2. 안주하는 삶

월급이 나오면 마음은 현실에 안주한다

회사원이 되면 가장 큰 변화는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다. 이 작지만 큰 액수가 마음을 든든하게 만들기도 하고 없으면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서 다들 한번 이 맛을 보면 헤어나기 어렵다.


알고 있는가, 세상에는 월급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나 혼자는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지만 누군가는 여러 명에게 월급을 주어야 한다. 직장인들은 근무시간에만 일을 하지만 자기 사업하는 사람들은 24시간 일한다는 게 정설이다. 직원들 월급 주려면 끊임없이 먹거리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큰 규모의 기업들도 요즘 같이 경기가 어려우면 인건비를 감당 못해 사람들을 덜 뽑고 심지어 내보내기도 한다.


최근 갑자기 사내에 구조조정 비슷하게 예고 없이 임원들을 내보낸 일이 있었다. 20년 이상 한 회사에 젊음과 인생을 다 바치고 나가는 데는 단 하루 정도의 시간만이 필요했다. 과연 그들은 다음 인생의 준비를 하고 있었을까.


운이 좋으면 협력사나 거래처에 가서 다시 보직을 맡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소위 대기업 임원에서 하루아침에 하루가 긴 백수생활을 하게 되고, 평소 워커홀릭으로 취미조차 없었다면 그 정신적 충격과 공황상태는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이다. 많은 직원들을 이끌던 임원이라는 직위에서 맞이하는 갑작스러운 퇴직은 당사자에게 큰 충격이 된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도 그곳을 향해 가는 사람들이 바로 직장인이다. 옆 동료가 갑자기 필요 없어진 조직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직원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럴 때 나는 직장에서 나가면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밀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별 뾰족한 대안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회사 입사와 동시에 무엇을 이루었다는 착각 속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또는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을 멈추었기 때문이다. 간혹 직장생활이 맞지 않아서 나갈 준비를 하는 사람을 보면 치열하게 고민하고 괴로울지언정 그 고민을 놓지 않는다. 왜냐면 당장 나가게 되면 아무 할 일 없이 비어있을 시간이 두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지금 코 앞에 놓인 일이 많아서 다른 생각은 할 여유 조차 없다 하더라도 억지로 의식을 일으켜 내가 세상에 왜 나왔고 뭘 해야 죽기 전에 후회가 없을지를 계속 자신에게 되물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데 누구에게나 가슴 뛰는 일이 하나쯤은 있다. 만약 지금 회사에서 하는 일이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이라면, 그 분야에 더욱 매진해서 성공의 길에 가까워지도록 치열하게 살면 된다. 하지만 일은 돈이 필요해서 하고는 있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일은 없는 경우 회사 일도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다. 되려 가슴 뛰는 취미가 있는 사람들이 주말에 잘 놀고 출근해서도 활력이 있다. 결국 삶이 재미있어야 한다.

 

주어지는 월급, 그 이상을 넘어서 그 돈으로 무엇을 의미 있게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단 가슴 뛰는 목표가 생기면 그 길로 열심히 꿈을 향해 달리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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