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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결 Jan 14. 2023

면접 뽑히고 싶다면, 먼저 스스로를 의심치 말 것

면접자 왈 "어차피 안 뽑을 거면, 내 기는 죽이지 말아 주세요"

이미지 출처 : 무한도전


최근 나름대로 굵직한 기업에서 헤드헌팅 제의가 들어와 재직 중 면접을 보게 되었다. 서류와 실무면접까지는 날개 돋친 듯 날아다녔다. 하지만 임원면접만 들어가면 거침없던 혀는 굳어지고 활짝 핀 어깨는 점차 구부러 들었다. 몇 차례의 막힘은 이직 능력에 대한 대한 반문까지 품게 만들었다.


'전 직장을 조금 더 다녀볼걸 그랬나?'

'지금 제의가 들어왔다고 이직하는 것이 맞을까?'

'내 커리어에 문제가 있는 걸까?'


2차 면접에 대한 문제점을 찾다 보니 해결책으로 '전문가의 컨설팅'까지 찾게 되었다. 숨고에서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고, 스터디카페에서 1대 1 임원면접 과외를 받았다. 면접 컨설팅을 통해 나는 이전과는 다르게 '임원들의 시각'과 그들이 추구하는 바를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러나 컨설팅을 받은 후, 나는 오 입력된 기계처럼 자신만만했던 실무면접 마저 죽을 쑤게 되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면접관이 요하는 바를 정확히 알면,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돌이켜보니 나는 컨설팅을 해준 선생님이 말한 단점과 문제점을  온몸에 쑤셔 박았던  같다.


"임원들은 직원들을 볼 때, 회사에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지 먼저 계산해요."

"공공기관에서 사기업, 사기업에서 공공기관으로 갔다는 이유가 불명확해요."

"지금 정도 나이면 더 이상 이직 안 하는 게 좋아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다니세요."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부정어는 나의 장점을 빛나게 하기보다는 단점을 가리기에 급급한 사람으로 나를 만들어 버렸다. 그 때문인지 '맘에도 없는 회사'에서 실무면접을 볼 때마저 기죽은 얼굴로 나를 뽑아주기를 간청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는 과거 쌓아온 커리어에 대한 의문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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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면접의 칼날 같은 기억을 곱씹으며 잔뜩 기가 죽은 어느 날.  같은 회사의 동기에게 이와 같은 고민을 상담하게 되었다.


"A님, 저 지금 회사 다니다 보니 경력이 꼬였어요. 오지 말았어야 했나 봐요."


이직의 문제점을 현회사에 찾는 나에게 A님은 슬며시 웃으며 답했다.


"B, 지금 너무 스스로의 노력을 인정하고 있지 않네요. 충분히 경력도 실력도 좋으신  같아요. 어떤 경험이든 의미 없는 것은 없어요. B님이 걸어온 길에 먼저 스스로 당당해지세요. 자기 자신이 의심하는데, 누가 믿어줄  있겠어요? 그리고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지   뾰족하게 고민해 보시면, 분명히 맞는 회사를 찾으실  있을 거예요. 2 면접에서  됐다는 것은 실력은 충분하다는 뜻이니까요. 나와 회사가 맞지 않을 뿐이죠."


동료직원 A의 말을 듣자 실패감으로 굳어버린 마음이 풀어지는 듯했다. 단점을 가리기에 급급했던 컨설팅의 노력보다 그녀의 한 마디가 더욱 깊이 박히는 듯했다.


이와 같은 고민을 지속하고 있을쯤 개인적으로 팬이었던 김수민아나운서의 인스타글을 보게 되었다. 한 팬이 면접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질문했는데, 너무 와닿는 부분이 있어서 일부 발췌해 보았다.


 최종에서 떨어지는 걸 자꾸 '문제'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꾸 해결해야 할 문제로만 생각하면 면접관 또는 내가 문제가 있다는 건데 그런 물음은 대개 '내게 문제가 있다'는 맹신으로 이어진다. 근데 양쪽 다 별 문제가 없어도 합격은 비껴갈 수 있다. 서로의 인연이 닿지 않은 것을 너무 전적으로 내 문제, 내 결함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꾸 더 떨리고 위축되는 건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최종에 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문제없음, 지원 자격 충분함이라고 스스로 말해줄 수 있다. 한참 한밤 리포터 할 때 정신없는 현장에서 내 존재를 설명할 때, "내가 여기 왜 와 있는지 제대로 말 못 하면 바보가 되는구나" 제대로 느꼈다. 면접도 그런 것 같다. 그냥, 내가 여기 어쩌다 와 앉아 있는지 말하는 시간. 제대로 말 못 하면 진짜 바보 되는 시간! 그대 자체가 합격하기 충분하다고 느끼면 좋겠다! (출처 : 김수민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s._.mangu)


김수민 아나운서와 회사동료 A가 나에게 준 동일한 메시지는 '나에게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와 면접본 회사가 맞지 않다는 것은 '맞는 회사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면접 시 내가 면접을 보러 온 이유를 명확히 '준비'하고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와 맞는 회사라면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혹시 취업, 이직 등으로 번번한 실패를 겪은 사람이 있다면 같은 길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동일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 당신이 겪은 실패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단점을 가리기보다 내가 돌아온 길에 대한 분명함과 목적성을 어필하는 것을 당당히 준비하라고 말이다. 앞으로 나 역시 다음 면접준비에서 질문에 대한 막힘없는 답을 위한 스킬보다는 요하는 직무에 맞게 '내가 줄 수 있는 능력'을 우선으로 공부하고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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