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한 건 이런게 아니었어...
공공기관의 홍보담당자로 일하려면,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먼저 되어야 한다. 초기 홍보담당자로 지원할 당시 나는 '구의 출자기관'에서 공동의 유익을 위한 홍보를 담당할 것을 기대했다. 또한, 사기업과 달리 트렌드에 약한 매체와 홍보영역을 강화시키며 나의 능력을 나타낼 것을 예상했다.
그러나 입사 후, 내가 먼저 깨달은 것은 '이렇게 일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물론 그것이 '업무'를 태만하게 하거나, 기존의 영역을 존속하게 만들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문제를 명확히 규명할 때, 최선의 해결책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여, 업무 영역에 대한 기본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환상을 조금깨는 글을 작성하고자 한다.(물론 개인적인 시선에 의거하여 쓴 글이고, 모든 공공기관을 다닌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편협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읽어주시길 바란다.)
- 공공기관에서 홍보를 하는 담당자들은 아마 이해하 것이다. 업무가 상당히 '잡다하다는 것'을...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디자이너를 뽑는 일은 흔치 않으며, 광고영역에 비용을 투자하는 것을 아끼기 때문에 가내수공업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발품을 팔아 직접 홍보하는 것이 업무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때문에 많은 공공기관의 홍보 매체들이 '미리캔버스', '망고보드'를 필수로 삼아 콘텐츠를 제작 및 기획하고 있다.
(미리캔버스 이젠 없으면 안되는 너...♥)
- 다수의 기업에서 근무하며 마케팅/홍보는 속도전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공공기관에서는 정보의 '정확성'이 우선된다. 혹시나 사업내용이 변경되어 이미 발행된 보도자료 또는 콘텐츠의 내용이 수정될 경우 '기관'의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민원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속도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정보의 정확성'이다.
- 마케팅 홍보 직군에게 요구되는 주요 능력 중 하나는 아무래도 '창의성'일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에서 일하면서 '톡톡' 튀고 두각을 나타낼 줄 알았던 아이디어는 '무수한 컨펌'과 '기안'을 거치면서 일반적인 아이디어로 전략한 경험이 있다. 공공기관에서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많은 컨펌 과정이 있다. 조례에 근거하여 예산을 집행했는지, 임원이 추구하는 과업에 맞는 홍보인지 등등 말이다.
혹여 담당자가 여러 위탁기관을 동시에 홍보하고 있다면, 각 위탁기관과 대표의 보고까지 통과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심하게는 하반기에 작성하여 연초에 완성한 연간홍보 계획안이 1분기까지, 여러 명의 결제라인에 걸려 통과되지 못한 적도 있다. 아무리 보수적인 기관이라도 '홍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결제라인을 빠르게 통과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그 결제과정을 거치며 한 명 한 명의 의견이 더해지다 보면, 처음의 아이템은 다른 내용으로 변모되기가 쉽다.(내가 작성한 기획안 어디갔지...?ㅠㅠ 하지만 성과내는 건 철저한 나만의 몫)
또한, 공공기관의 홍보담당자에게는 '창의적인 발상' 외에도 기안 통과를 위한 '문서작성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때문에 나는 공공기관의 홍보담당자를 창의를 요하는 행정직이라고 정의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