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나이에 맞게 발박자를 맞추어

사설 치료실에 출근 한지도 벌써 7개월이 되었다. 오랜 만에 다시 만나는 아이들, 내가 오너가 아닌 자리에서 일을 한다는 것, 출근을 하는 일도, 아이들을 만나는 일도, 새로운 일터에서 적응을 하는 것도 몇 십년만에 이루어지는 일이라 적응의 시간이 걸렸다. 가장 적응 하기 어려웠던 것은 40분이라는 시간을 맞추는 일이었다. 초보 선생님들에게 교육을 진행했을 때 언제나 노래하듯 들려준 이야기가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담당자와 약속한 수업시간은 모자라도 안되고 넘쳐도 안된다고. 차라리 모자라는 것보다 시간을 오버하는 것이 마음이 푸근할 수 있다고 했었다. 그런데 내가 수업시간이 지켜지지가 않았다. 준비한 수업계획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당연히 따라 와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해 주고 싶은 것은 많아서 마음은 바쁘게 움직였다. 그런데 아이들은 따라 주지 않는데 내가 준비해 자료가 40분동안 진행하지 못하고 시간이 모자라야 되는 게 맞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남는다. 시간이 남아도 치료실 밖으로 아이를 내보내서는 안되고 다시 복습을 한다. 또 신기한 것은 아이들이 기똥차게 수업이 마무리 된 것을 아는 것이다. 엉덩이가 의자에서 떨어져 엉거주춤해 있거나, 일어나 있거나, 혼자서 '안녕히 계세요' 인사를 하고 문을 열고 나가 버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달, 두 달이 지나니 나의 진행이 40분의 시간에 적응이 되었다. 꽤 긴 시간동안 나는 수업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복습, 또 복습을 했다. 물론 우리 아이들은 반복학습이 많지만.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일어나 나가 버리는 아이를 다시 앉히고,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다시 해 보자고 꼬시는 작업을 여러 번 했었다. 그래서 나의 수업 패턴을 점검해 보았다. 개인 치료실의 수업 시간은 대개 아동을 만나면서 인사를 나누고 보호자의 손을 떠나 나의 손을 잡는 순간부터 시간이 체크 된다. 그런데 나는 아동과 함께 치료실로 입실하여 착석이 이루어지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라고 인사를 나눈 후 책상 위에 가지런히 손을 올리면 아동의 손 위에 내 손을 올려 이 곳까지 온 여정을 되짚어 보고 오늘 해야 되는 활동(아이가 알아 듣지 못하더라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아동이 내 눈을, 내 얼굴을 쳐다 본다면 수업을 진행해도 되겠다고 판단하고 타이머를 눌린다. 내담자와 인사와 눈맞춤, 진행 설명 등 수업 준비 시간이 짧게는 3분, 길게는 6, 7분이 소요된다. 이렇게 보내는 시간은 40분에서 제외되기에 아마도 시간이 남는 게 아닐까 싶다. 지금은....8개월이 접어드는 시간이 되니 몸이 50분에 적응이 된 건지, 진행 속도가 적응이 된 건지는 알 수 없으나 스스로에 대한 어리둥절한 마음은 사라졌다.


우리 아이들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초등부라면 낯설지 않는 공간에 들어 서는 일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새로운 치료사를 만나는 일도 초등부라면 다양한 영역에서 치료와 교육을 거쳐 갔을 것이라고 짐작이 된다. 한 아이를 받으면서 그 아이가 지니고 있는 특성과 수준을 전해 받지만,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우리 아이들이라 매 회기마다 항상 긴장을 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초심으로 돌아가 30대에 서 있었던 자리에서 7개월이 보내고 8개월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나도 우리 아이들만큼이나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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