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수정 12
창밖으로 물건을 던지는 행동
요즘 고층 아파트나 건물에서 물건을 던져 지나가는 사람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기사를 종종 보게 되었다.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인 것 같아 가슴을 졸이면서 글을 읽으면서 상황을 파악한다. 내가 만나는 아동(청소년)도 손에 잡히는 물건은 무조건 밖으로 내보내는(던지는) 아이가 있다. 장애아동은 높은 건물, 즉 아파트, 빌딩에서 베란다와 창문으로 물건을 던지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 리가 없다. “어, 이온(가명)이 안 돼. 창밖으로 던지면 안 된다.”내가 이온의 행동을 알아채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을 때는 이온이의 손에 든 물건이 창밖으로 던져 진 후였다. 내가 아무리 눈치가 빠르고 몸을 가볍게 움직여도 이온이의 민첩한 행동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이고, 잘 열리지도 않는 좁은 창문 사이로 물건을 던질 줄이야.’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신이 신었던 양말을 벗어 던지거나, 색종이 접기 후 종이 비행기 등 가벼운 물건이지만, 일단 이온이가 창문을 열고 물건을 던진다는 행동은 행동이 일어 난 즉시에 금지시키고 다시는 그러한 행동이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 날은 이온이가 사물함 속에 있는 색종이를 찾아 왔다.(나의 수업자료와는 상관없어도 아이가 원할 때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업과 연계하는 것이다. 이 상황은 현장 경험이 많고 어떤 자료라도 아이의 특성과 수준에 맞게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색종이를 들고 서성이는 이온에게 착석을 종용했지만 쉽게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며칠 연휴기간 동안에 더 산만하고 집중이 어려워졌다. 우리 아이들은 생활 패턴이 깨지면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리기에 시간이 많이 든다. 이온이도 착석이 불안정하고 집중이 어려운 가운데 일주일의 연휴로 인해 루틴이 더 망가져 온 상태이다. 나는 이온이가 찾아온 색종이로 무엇을 하는지 관찰을 하다가, 딱히 할 수 있는 영역이 없는 아이라 종이비행기 접기를 가르쳐 주었다. 종이비행기 접기는 양손 협응, 눈과 손의 협응이 이루어져야 접을 수 있으며 직선 접기와 사선 접기가 교대로 수행되어야 하는 작업이다. 또한 색종이를 접은 후 접힌 부분을 손끝으로 눌러 주어 선명한 선을 만들어야 하는데 손끝에 힘을 주는 일이 이온에게는 난이도가 높다.(우리 아이들은 섬세한 소근육 발달이 아주 느리다). 내가 먼저 접는 모습을 보더니 따라서 흉내 내듯 접었다. 직선을, 사선을 정확하게 접지 않아도 그 자체로 수용 인정하고 완성 된 비행기의 모양을 서로 비교하고 관찰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종이비행기를 접으면서 손끝에 힘을 주는 방법과 꼭짓점과 꼭짓점을 맞대어 접는 방법을 알려 준다. 이온이 어떤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반복과정이 딱 두 번으로 끝난다. 주의가 산만하여 집중의 어려움이 있으며, 2~3분 이상 착석이 불가능하기에 가장 간단하고 단순한 활동으로 지도해야 한다. 종이비행기가 완성되어 날리는 방법을 알려 주려고 손을 잡았다. 순간 이온이가 벌떡 일어나 막아 둔 창문의 가림 막을 내리더니 창문 고리를 비틀어 열고는 종이비행기를 밖으로 던졌다. 창문 가림 막을 잡을 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창문을 여는 손을 잡았는데 이온이 거대하고 육중한 몸으로 내 몸을 밀치고 버티는데 내가 휘청거렸다. 이러다가 내가 다치겠다 싶었다. “안 돼, 던지지 마” 큰 소리를 냈고, 소리와 함께 나도 모르게 손바닥으로 이온의 등짝을 때렸는데 ‘아차’ 싶었다. 어떤 순간에도 아이에게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룰을 어겼다. #치료사도 실수를 한다.
“이온! 이 온! 창문 열면 안 돼요. 창밖으로 물건 던지면 안돼요. 지난 가는 사람이 다쳐요. 창밖으로 물건 던지면?” “안. 돼”라고 이온이가 앵무새처럼 따라 했다. 우리 친구들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안 된다. 하지마라. 혼난다.” 등의 부정적인 지시와 금지어가 많다. 아이들은 어눌한 목소리로 “네, 안돼요. 안 돼 , 하지 마”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말한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대답을 하는 걸까? 아니면 파블로프의 개 실험처럼 어른이 소리를 지르고, 등짝 스매싱을 당하니 아파서 훈련받은 대로 하고 있는 걸까? 아무튼 지금까지 없었던 양말을, 종이비행기를 창밖으로 던지는 새로운 행동을 보였다. 이 상황에서 나의 실수도 있었다. 아이가 창밖으로 무엇을 던졌으면 같이 주우러 나가야 한다. 그러나 나는 하지 않았다. 치료실의 위치가 5층이기도 했고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리는 시간이 허비된다고 보호자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양말은 보호자에게 마치고 나가면서 주워 가라고하면 되는 물건이고, 종이비행기는 비행기를 접었으니 날려 본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주어진 40분의 치료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바람직하지 않는 행동을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끌어 주기 위해서는 쌍방이 인정해 주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치료사는 보호자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게 현실이다.
양말과 종이 등의 가벼운 물건은 그나마 안심이지만 무거운 물건을 던졌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이온의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앉는 위치를 바꾼다면, 출입구가 있어 언제든지 뛰쳐나갈 수 있다. 창문과 출입구를 오른쪽과 왼쪽에 두고 앉는다면, 사물함이 가까이 있어서 손만 뻗으면 다른 물건으로 딴 짓을 할 수 있다. 창문의 가림 막을 내리지 못하도록 붙여 버리면 어떨까? 무엇으로 붙여야 이온의 힘으로도 뗄 수 없을까? 공기 정화를 위해서는 다시 열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창문 열지 말 것과 던지지 말 것을 강조하여 반복적으로 설명한다. 혹여 물건을 던졌을 때는 같이 주우러 내려간다. 그런데 같이 내려갔다가 다시 치료실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버티면 감당이 안 되기 때문에 물건을 주우러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 #문제행동에 치료사는 생각이 많아진다. 방법은 하나이다. 창밖으로 던지는 아이의 손에 쉽게 잡을 수 있는 물건을 눈에 보이지 않게 치우고, 물건을 버리면(던지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반복적인 설명과 지시를 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을 만들기에 가장 큰 어려움은 치료실이 나 혼자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기에 나의 계획에 맞게 세팅하고 보존할 수 없음이 아이의 교육과 치료수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나의 어떤 말과 행동이 이온의 태도에 경각심을 줄 수 있을까? 온이는 또래에 비해 몸집은 크지만 마음은 여리고 겁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수용되지 않는 행동이 나타날 때마다 크게 이름을 외친다. “이. 온.” 아이의 이름을 성을 붙여 부르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효과가 있다. 위험한 상황, 집중을 요구할 때, 산만할 때 “이 온!”이라고 호명하고 다른 지시나 설명은 없이‘너 그러면 안 돼’ 라는 의미를 담고 두 눈을, 얼굴을 본다. #치료사가 감정 조절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