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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갈아 입지 않아요.

행동수정 32

옷을 갈아입지 않으려는 아동


새 옷 입기를 거부하는 아이가 있다. 매일 똑 같은 옷을 입고 등교를 하고 치료실을 내원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아이는 옷을 갈아입는 것조차도 싫어하는 경우이다. 일 년 동안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일주일에 한 번 만나지만 지난주에 입었던 옷을 이번 주에도 그대로 입고 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세탁을 해서 입는 옷이지만, 이런 친구는 대부분 새 옷을 갈아입기를 거부하는 행동을 보인다. 새 옷 갈아입기를 거부하는 원인에는 변화에 대한 거부, 상표나 디자인으로 인해 입고 벗기가 불편하여 활동에 지장을 주거나, 옷이 까칠하거나 달라붙어 재질이 맘에 들지 않고 좋아하는 색깔의 옷이 아닐 경우에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아동은 새로움과 변화에 대한 거부 반응이 크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만나는 율(가명)의 여름 복장은 칼라가 없는 동그란 티셔츠에 앞에 지퍼와 훅이 달린 긴 바지이다. 긴 면바지 허리는 반은 고무 밴딩 처리가 되어 있으며 벨트를 끼울 수 있는 고리가 있다. 벨트 고리가 있지만 벨트 착용은 하지 않는다. 3주 전에도, 2주 전에도, 이번 주도 똑 같은 옷을 입고 내원하였다. 율은 계절마다 입고 오는 옷이 정해져 있다. 여름에는 두 벌의 티셔츠와 긴 바지, 반바지를 입고 왔다. 새 옷을 입은 것을 본적이 없다. 어머니는 율이 새 옷을 사 줘도 안 입는다고 했다. 그래서 율이 잠자는 시간에 열심히 세탁만 해서 입히고 하셨다. 그 옷이 작아지면 할 수 없이 새 옷을 바꿔 입는데 그것도 여러 번 세탁을 해서 헌옷처럼 만들어야 입는다고 했다. 겨울에는 얇은 점퍼를 입는다. 티셔츠는 긴팔이며 바지는 여름 바지 중에 긴바지를 입고 다녔다. 몸에서 발산하는 열이 많아서 덥고 땀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짜증을 내고 심하게는 폭력성을 보인다고 했다.

학교와 치료실을 하루종인 뺑뺑이 치는 아이들은 여름에는 더 자주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자신뿐 만 아니라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이다. 자신의 건강을 위한 것보다는 타인의 시선 때문에 깔끔함과 위생을 갖추고 싶어도 부모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옷을 갈아입히는 과정이 힘겹기만 하다. 자녀에게 새 옷을 입혀야 할 경우에는 먼저 새 옷에 붙어 있는 라벨을 다 제거한다. 평상시 입고 있는 옷과 함께 수차례 세탁을 거쳐 헌 옷처럼 보이게 한다. 그리고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고 자주 노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분간은 정리 정돈은 하지 않을 것처럼 새 옷을 장난감처럼, 책처럼 아무렇게나 놓아두자. 모두의 눈에 익숙한 것이 거부감을 줄여 주기 때문이다. 옷갈아 입기를 거부하는 아동은 씻기를 거부하기도 한다. 아동을 위해, 타인을 위해 위생교육이 우선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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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동의 옷 갈아입기 지도 방법

1. 단계별 지도 및 과제 분석: 옷 갈아입는 행동을 잘게 쪼개어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바지 입기는 '한쪽 다리 넣기 → 다른 쪽 다리 넣기 → 허리까지 올리기' 등으로 나눈다. 처음에는 아동이 할 수 있는 작은 부분부터 시작하고, 점차 독립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한다. 뇌성마비 아동의 옷 입고 벗기 훈련 방법에서도 아동의 능력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도하고, 옷에 손을 가져다주어 동작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등의 방법이 효과적이다.

시각 자료 활용: 그림 카드나 사진 등으로 옷 갈아입는 순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동의 이해를 돕는다.

부분 참여 유도: 옷을 다 갈아입히는 것보다 아동이 스스로 단추를 잠그거나 양말을 신는 등 한 부분이라도 참여하게 하여 성공 경험을 갖게 한다.

2. 긍정적 강화: 아동이 옷 갈아입기 과정에 협조하거나 작은 부분이라도 스스로 해냈을 때 즉시 칭찬과 보상을 제공하여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한다. 스티커, 짧은 놀이 시간, 좋아하는 활동 허용 등 아동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보상을 활용한다.

3. 선택권 부여 및 통제감 증진: 아동이 옷에 대한 통제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오늘 입을 옷 두 벌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거나, "빨간 티셔츠 입을까? 파란 티셔츠 입을까?"와 같이 제한된 선택지를 제공하여 아동의 주도성을 키워준다. 4. 감각적 요소 고려: 아동이 특정 옷의 질감(까슬거림, 조임)이나 땀에 젖은 느낌 자체를 불편해할 수 있다. 옷 선택: 부드럽고 통풍이 잘 되며 피부에 자극이 덜한 소재의 옷을 준비한다. 너무 조이거나 불편한 옷은 피한다.환경 조절: 옷을 갈아입을 때 주변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촉각에 민감하다면 갑작스러운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며 부드럽게 옷을 갈아입힌다. 5. 일관된 루틴 형성: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방식으로 옷을 갈아입는 루틴을 형성한다. 예측 가능한 환경은 아동의 불안감을 줄이고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유기 아동의 식생활 관리에서도 무리 없이 이유를 진행하고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처럼, 일상생활의 루틴도 점진적이고 일관적인 접근한다.


치료실에서의 고려사항

사전 준비 및 예방: 치료실에 오기 전 가정에서 미리 옷을 갈아입도록 보호자와 소통하고 협력한다. 혹시 오기 전에 갈아입지 못했다면, 치료 시작 전이나 중간에 짧게 옷을 갈아입는 시간을 갖는 것을 루틴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한다.

환경 조성: 치료실 내에 여분의 깨끗한 옷을 준비해 두시고, 필요한 경우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긍정적인 경험 연결: 옷 갈아입기 후 좋아하는 활동이나 보상을 즉시 연결하여 옷 갈아입는 행위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 준다.

옷 갈아 입기 지도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아동의 발달 수준과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치료사는 아동의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아동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 꾸준히 시도한다면 조금씩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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