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2022년 5월 19일
다시 백수가 된 나는 6개월 만에 유명 대기업 계열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도 모른 채 말이다.
암 치료가 끝나고(호르몬 약은 복용 중) 나서 21년 9월 입사한 일본계 회사를 2주 만에 그만두고, 바로 다른 물류회사에 취직해서 서울로 두 달간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었다.
그리고 6개월이 흘렀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돈은 완전히 바닥났다.
자신만만했던 자존감도 바닥이 났다.
마지막 보루였던 600만 원 정도가 들었던 청약 통장을 해약했다.
우울감이 밀려왔다. 이 통장을 해약하기 전까지 난 일을 구하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자신만만했던 내 모습이 한없이 비참해지고 또다시 인생 밑바닥이 오는구나 싶었다.
또다시 부모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봄이 되고 나서부터 이곳저곳 불러주는 곳이 생기게 되었다.
일본 계열 회사에서 회계직 면접을 보게 되었고, 암 진단을 받기 전 5년 동안 다녔던 회사의 영업직 과장과 대표이사가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보냈다. 그 손길이 구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래도 전자라고 생각한다.
내가 다녔던 회사는 사업 부분 하나를 철수하였고 일부 인원들만 남겨놓고 정리하고 있었다.
또 다른 사업으로 대기업과 합작투자 회사를 만들었고 나에게 sos를 보냈다. 난 이미 일본계 회사 면접을 보았고 2차 사장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우선 대기업이란 것에 혹하기도 했지만 신생회사여서 당연히 힘들 것을 예상하였기에 갈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우선 일본 통역 및 번역 업무와 회계 총무 업무였다.
우선 한번 거절하였다.
거절한 사유는 난 일본어가 완벽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봐야 고생할게 뻔했다.
그러나 사람일은 모르는 것.
영업직 과장의 능수능란한 말빨에 현혹된 것이다. 물론 나 또한 관심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
사장 면접까지 본 곳은 연봉이 높지도 않았고 복지조차 부족한 곳이었다.
난 이 두 곳을 두고 갈등이 시작되었다.
사실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가족, 친구, 아는 지인에게 해답을 구하려 했지만 어차피 구할 수 없다.
그래서 난 엉뚱하게도 신점을 보기로 했다. 신점과 타로가 유명하다는 곳을 수소문했고 바로 찾아갔다.
"00 회사와 @@회사 어디로 갈까요?"
"00 회사(대기업)로 가!"
" 네!? 왜요?"
"어차피 거기 가서도 넌 열심히 하겠지만 , 오래 못 다녀."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회사는 오래 못 다니고 문서 하나를 잡게 되네. 사업을 하게 될 것 같아."
.......
그래서 지금은 회사 사람들이 나에게 그 점 짐 위치를 알려달라고 한다.
그래 업무가 뭐라 하든 대기업 한번 지원해보자.
사실 난 점집에 가기 전에 이미 마음속으로 갈망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도전의 DNA가 들끓고 있었다.
인생 뭐 있어? 한번 시도해보는 거야!
점을 보면서 난 단지 신에게 계시를 받은 그의 예지력보다는 인생의 카운셀러에게 상담을 받은 느낌이었고,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난 그렇게 인성 검사와 화상면접을 앞두게 되었고(명목상) 결과는 (당연히) 합격이었다!
ps. 인재 추천이었고 간혹 인성검사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