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4학년이 되면서
특이할 것 없는 대학생활을 보내고 4학년이 되었다. 오랫동안 통번역대학원을 꿈꿨지만, 막상 선택의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두려움이 앞섰다. 시험 삼아 등록한 입시준비학원에서 만난 다른 입시생들은 날고 기는 것 같은데, 나만 너무 작고 초라했다. 영어도 포기하다시피하고 매진한 불어인데, 지금까지 무엇을 공부한 거지, 그냥 쉬운 단계에서 어정거리며 시간만 흘려보낸 건가. 오만가지 자책과 죄책감에 3월 한 달을 등록하고는 2번 밖에 출석하지 않았다. 은사인 교수님께서 통대 입학 희망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길이 보일 거라고 같은 과 소속 두 명을 소개해 주셨다. 그들은 스터디그룹 결성 자리로 알고 있었고, 그렇게 세 명이 입시 준비를 같이 하게 되었다.
스터디그룹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다른 분야는 어떻게 운영하는지 모르겠다. 통대 스터디그룹의 가장 큰 부분은 당연히 통역 스터디이다. 한 사람이 텍스트를 준비해 낭독하면 다른 사람이 그 텍스트를 듣고 노트테이킹해 다른 언어로 설명하는 연습이다. 이렇게만 들으면 그걸 어떻게 바로 해? 그걸 배우려고 대학원에 가는 거 아니야? 라고 의문이 들겠지만, 맨땅에 헤딩하듯 연습을 해야 는다. 입시 학원에서도 그렇게 연습하고, 그래야 대학원에 가서도 수업을 들을 준비가 된다. 당연히 기본적인 주의사항은 있고 그 주의사항을 지켜 준비하고 통역 연습하는 과정 전반이 다 공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