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는 서구의 007가방과는 달리 가변성을 갖고 있다. 바로 우리의 보자기가 액체적 사고의 대표적인 산물이다. 가령 네모난 것을 쌀 때는 스스로 네모가, 입체적인 물체를 쌀 때는 입체로, 평평한 물건을 쌀 때는 평면으로 그 모양을 스스로 바꾼다. 심지어 병, 음식물, 살아 있는 닭도 쌀 수 있다. 쓰지 않을 땐 포개서 주머니 넣고 다닐 수 있다. 말하자면 물건이 어떤 형태이건, 어떤 규격이든지 문제가 되질 않는다.
반면에 007가방을 보자. 박스형의 007가방은 무척 불편하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가방 규격에 맞지 않으면 무엇도 담을 수 없다. 다시 말해 007가방이 수직적 사고의 산물이라고 하는 우리의 보자기는 유연한 수평적 사고의 산물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병풍도 대단하다. 서구의 칸막이와는 노는 범위가 다르다. 신축성이 뛰어나다. 주어진 여건에 따라 하나의 공간을 자유자재로 나누고, 좁혀서 다양한 새로운 공간을 연출해낸다. 뿐만 아니라 병풍에 새겨진 문양은 한 조각 한 조각 떼어내어도 독립된 모습을, 펼쳐서 이어 놓으면 전체가 하나로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예술 공간을 창출해낸다.
우리나라의 대표 브랜드인 한복도 빼 놓을 수 없다. 양복, 원피스, 투피스와는 달리 융통성이 뛰어나다. 이것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넘나들 수 있는 폭이 넓다는 것이다. 한복은 품이 넉넉하여 몸의 치수나 크기에 맞게 풍어 입을 수도 조여서 입을 수도 있다. 이런 한복의 유연함과 넉넉함은 옷에 사람을 맞추는 게 아니라 옷이 사람에 맞추는 융통성을 지니고 있다.
미국의 한 대학병원에 한 심장병 환자가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환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심장을 이식 받아야 했으나, 아직 마땅한 심장이 나타나지 않아 집에서 대기 중에 있었다. 그러다가 추수감사절이 되어 교통사고로 숨진 환자로부터 심장이 병원에 기증됐다. 병원 측은 대기 중인 그 환자에게 즉시 전화를 걸었다. 이식수술은 장기를 떼어 낸 즉시 이식을 해야 수술 성과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신호만 갈 뿐 전화를 받는 이가 없었다. 병원 측은 그 환자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
바로 이때 한 직원이 이런 생각을 해냈다. “아마 이 환자는 지금 친척 집에서 칠면조 고기를 먹으면서 추수감사절 기념 축구 경기를 보고 있을 거야. 그러니 이 경기를 중계하는 TV 방송국에 연락하여 TV 스크린 위에 자막으로 이 친구를 불러 보면 어떨까?” 이 생각은 그대로 적중했다. 그 환자는 누님 집에서 TV를 보다가 자기 이름이 자막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즉시 병원에 연락했고 병원에서는 헬리콥터를 보내 결국 성공적으로 수술이 이루어 졌다.
이처럼 패러다임을 바꿔 발상의 전환을 하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학습을 뜻하는 Learning이란 단어를 보자. 이 단어에서 앞 자 ‘L’을 빼면 Earning 즉 수입 또는 돈이라는 뜻이 된다. 영어 Impossible이란 ‘불가능’ 이란 뜻인데 이 단어에 <’>를 더하면 I’m possible이 되어 ‘가능하다’ 로 된다. ‘Opportunity is nowhere(기회는 아무 데도 없다).’라는 문장을 보자. 이 문장에서 nowhere를 관심 있게 보자. nowhere라는 단어를 나누어 now here로 하면 바로 ‘Opportunity is now here (기회는 지금 여기에 있다).’ 가 되어 전혀 다른 내용이 된다.
또 5+5+5=15 지만 이 등식에서 <+>를 45도 바꿔 <×>로 하면 5×5×5=125가 된다. 말하자면 기존의 룰을 깨면 시너지가 난다는 이야기다. ‘자살’을 앞뒤로 바꾸면 ‘살자’가 된다. 흔히들 일이 안 풀리면 ‘運命’ 탓을 하는데 이 운명이란 글자도 앞뒤로 바꾸면 ‘命運’이 된다. 즉 ‘운에 명령을 한다.’ 라는 전혀 다른 내용이 된다.
‘Change’라는 단어도 보기에 따라 다른 게 보인다. 이 단어에서 g자를 c로 바꾸면 Chance가 된다. 즉 변화는 기회라는 것이다. 또 ‘Think’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i를 a로 바꾸면 ‘Thank’가 된다. 또 ‘빚’이라는 글자에서 받침 ‘ㅈ’ 위에 점하나만 찍으면 바로 ‘빛’ 이 된다. 이왕 내친 김에 ‘포로’라는 단어도 보자. 이 단어 중 ‘포’라는 글자에서 가운데 점하나면 지우면 ‘프로’라는 단어가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위기라는 것도 보기 나름이다. 위기라는 말은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라는 두 단어로 된 합성어다. 사람들은 위기를 직면하면 두 가지 반응을 보이는데 약 9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위기를 위험으로 보는데 반해, 나머지 10% 사람만이 위기를 기회로 본다고 한다. 우리 곁의 성공하는 사람들은 위기에서 10%의 가능성을 보고 그것에 도전하고 그것을 이겨낸 사람들이다. 바로 패러다임을 바꾸면 위기도 보기 나름이다. 부정적으로 보면 위험만 보일 뿐 기회의 땅이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전과 다른 환경에서 남과는 다른 일을, 다른 방식으로 하길 원합니다 ((We want to do something different, do it differently, in a different environment)." 세계 최초로 날개 없는 선풍기를 개발한 제임스 다이슨이 한 말이다. 힘이 들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우선 패러다임을 바꿔보자. 성공하는 사람은 생각이 다르다.
Think Differ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