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감정조절의 어려움으로 나는 심리적 안정감을 못 느끼고 컸지만 그녀의 히스테릭함으로 인해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
하며 배운 게 있다.
나는 명령하지 않고 상대를 존중한다.
티브이 켜라, 창문 열어라, 빨래 널어라, 뭘 가져와라, 뭘 저기 둬라 등등 꼭 옆에 있는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그것도 성격이다. 반면 아빠는 작은 것 하나도 시키지 않았다.
난 작은 일에 화내지 않는다. 화낸다고 상황이 바뀌는 게 아닌데 왜 화내나. 엄마는 화내는 역치가 낮았다. 엄마가 외할아버지를 디스한 적이 있는데 그 유전자 빼박이다.
상대의 기분을 헤아리는 것, 입장 바꿔 생각할 줄 아는 능력. 나 어릴 적에 국어 교과서에 '황희정승과 농부'일화가 소개되었는데 정승이 어떤 소가 더 일 잘하냐고 물으니 소가 들을까 봐 농부가 크게 말하지 않고 정승 가까이 와서 말했다는 내용이다. 엄마는 어린 내게(커서도 마찬가지) 필터링 없이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쏟아부었다. 약간 나를 화풀이 대상, 말로 때리는 샌드백, 욕받이로 나를 썼던 것 같다. 난 저러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살고 있다.
타산지석 삼아 나는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 결국에는 이것도 지능이다. 공감능력이 뛰어나면 상대에게 상처 줄 수 없다. 내 기분만 생각할게 아니라 상황을 어라운드로 바라볼 줄 아는 입체적인 사람이라면 상대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없다. 감정을 누르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난 이렇게 엄마를 보며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며 배운 게 크다. 그렇게 나는 점점 완성형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