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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oad Nov 07. 2022

힙스터 비아가 뜬다  

우리는 어떤 로컬 도시에서 살고 싶은가 - "밀레니얼의 귀향" 中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가방이 

2021년 5월 구찌는 메타버스 서비스 로블록스에 ‘퀸 비 디오니소스’라는 가방을 판매했다.               

브랜드 특유의 무늬 위에 벌 모양이 박힌 가방이다. 로블록스 내 공식 판매가는 5.5달러(약 6,500원)이고 구찌는 이 가방을 한정판으로 팔았다. 사건이 화제에 오른 건 그다음에 사람들이 가방을 리셀(재판매)하면서다. 중고 시장 역할을 하는 온라인 앱스토어에서 한정판 가상 구찌 가방은 4,115달러(약 500만 원)에 팔렸다. 판매가의 800배에 달하고 가상 가방의 모델이 된 ‘실제’ 가방 가격보다도 80만 원 비싼 값이다. 나이키는 최근 가상 의류 전문 플랫폼 ‘RTFKT’를 인수했다. 여러 아티스트들이 만든 3D 가상 운동화와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는 곳이다. 랄프로렌,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등 널리 알려진 패션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가상 의류 시장에 참전하는 모양새다.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제품이 실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021년 10월 페이스북은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다. 이 한 시간 10분 정도 동영상에서 마크 저커버그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실감 나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우리의 생활, 일,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이 어떻게 바뀔지를 보여주었고 메타의 비전을 발표했다.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가장 많은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반사 작용으로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것이지 그것이 그전에 리니지의 가상세계나 세컨드월드와 얼마나 다르냐는 것이다. 그러나 마크 주커버그가 보여준 실감이 구현된다면 정말로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세상이 열린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애플이 스마트폰 생태계를 만들기 전에 우리는 이렇게까지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을 변화시킬 줄 몰랐다. 2017년 자료이긴 하지만 초중고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량은 주당 36.2시간이었다. 하루 평균 5시간 이상을 스마트폰 사용에 할애하고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업 시간과 수면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스마트폰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10대들은 이미 하루 2시간 반을 보낸다는데 정말 메타의 비전과 같은 세상이 온다면 우리는 얼마나 가상 세계에 머무르게 될까?         


Lve와 Play가 중심인 도시

힙스터비아라는 말을 들어 봤는가? 2020년 9월 어반랜드연구소ULI, Urban Land Institute와 PwC가 공동으로 발표한 「2020년 미국 이머징 부동산 트렌드 리포트」에서 2020년 키워드 중 하나로 힙스터비아를 꼽았다. 힙스터비아는 힙스터들, 즉 밀레니얼들이 살고 일하고 놀 수 있는 활기찬 외곽 커뮤니티를 이르는 말이다. ‘주거Iive’ ‘직장work’ ‘오락play’ 모두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힙스터들이 선호하는 공간을 얘기한다. 미국의 힙스터비아와 같은 개념이 한국에서는 직Work·주Live·락Play이라는 말로 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단어들의 회자의 의미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직을 중심으로 나머지를 희생했다고 하면 이제는 이 3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지역을 찾는다는 것이다. 즉 직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이 이제는 변하고 있다는 것이 힙스터비아나 직‧주‧락과 같은 단어 등장의 이유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자율주행차, 드론, 메타버스 등은 거리와 시간의 개념을 변화시킬 것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우리의 일하는 시간은 점점 더 짧아질 것이고 그 일하는 시간도 많은 부분 재택근무로 대체될 것이다. 그동안 위성도시에서 한두 시간씩 걸리는 출퇴근 시간은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버리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직에 맞추어 주와 락을 희생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로 이동한다고 하면 그 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간 또는 엔터테인먼트의 시간일 수 있다. 이제 2시간 정도의 거리는 아주 가까운 거리가 될 것이다. 지금도 10대들은 하루에 2시간 반을 메타버스인 로블록스에서 보낸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될수록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기념은 절대적인 것에서 상대적인 것으로 바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개인 중심, 일과 장소를 분리할 것이고 코로나19는 이런 변화의 속도를 빨리 할 것이다 


다음 글 부터는 바로 이미 주와 락이 중심인 도시인 포틀랜드, 오스틴, 말뫼 등 외국 사례를 보려고 한다. 주 중심의 도시는 삶의 질을 추구한다. 친환경 도시의 비전을 위해서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자전거나 대중교통에 기반 걷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꾸리찌바는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선하고 세계 최대 1킬로미터에 이르는 보행자 전용 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을 걷게 했다. 말뫼시는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고 자전거의 교통 분담률을 45%까지 올렸다. 


락은 다양성과 개성이 있는 도시를 이야기한다. 세계 라이브 뮤직의 수도로 출발해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축제를 통해 창조 도시로서 정체성을 가진 오스틴처럼 발전하거나 일상이 스포츠라는 나이키, 독립 서점, 커피, 자전거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다양성을 통해 포틀랜드처럼 도시의 개성을 만드는 것이다. 직 중심의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의 해체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밀레니얼들이 좋아하는 공간의 선택 기준은 주와 락 중심이 될 것이다. 밀레니얼들은 살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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