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다양성이 문화가 되다 - "밀레니얼의 귀향"中
포틀랜드는 미국 오리건주 북서쪽의 인구 60만 명의 도시이다. 이 도시는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1970년대 확장이 아닌 압축 도시 형태로의 개발을 선택함에 따라 외연이 아닌 도시 내부 개발에 치중하면서 촘촘한 격자 형태의 도로망이 갖춰지게 된다. 그 결과 다른 미국 도시와 달리 대중교통망이 발달하고 도보 중심의 생활권을 형성하였다. 걸어서 20분 거리에 생활, 여가, 문화생활을 위한 모든 장소가 오밀조밀 모여 있어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활기가 유지되는 도심을 만들었다. 이는 스트리트 상점들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 스트리트 상점들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다양한 로컬 브랜드가 생겨났고 도시에 개성을 더하였다.
포틀랜드는 인구당 레스토랑 수가 가장 많은 도시이고 작은 카페와 제철 싱싱한 재료로 음식을 파는 푸드 트럭만 600개에 달할 정도로 미국 최고의 푸드 시티이다. 맥주의 비어Beer와 낙원의 니르바나Nirvana를 합친 ‘비어바나’란 말이 있을 정도로 수제 맥주의 성지라고도 불린다(실제 100개에 가까운 맥주 양조장이 있을 정도이다). 시민들은 자전거, 대중교통, 로컬 푸드를 선호한다. 메이커스 운동1을 통해 소비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여 이에 매료된 젊은 층이 계속해서 이주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포틀랜드의 한적한 자연과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누리고 싶어 정착하지만 곧 동료를 발견하고 함께 새로운 창업을 하게 된다. 그래서 포틀랜드는 메이커스의 도시이고, 이들로 인해 다양한 독립서점, 커피, 수제맥주등은 바로 포틀랜드만의 취향의 다양성을, 문화의 다양성을 대변하게 된다.
포틀랜드에 이렇게 메이커스들이, 소상공인들이 번창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이들을 둘러싼 생태계이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마을재생센터 윤주선 센터장에 의하면 생태계는 호혜성, 연계성, 자발성에 의해 활성화된다. 호혜성은 먼저주기Give First와 같이 먼저 베푸는 행위를 의미하고 연쇄성은 상호 행위가 멈추지 않고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자발성은 주체의 행위가 일이 아닌 놀이와 재미의 일부가 되어 자생력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가 잘 활성화된 것이 포틀랜드 소상공인의 생태계이다. 두 번째는 2006년 월마트 매장의 진입을 저지하는 바이 로컬Buy Local 운동으로 대변되는 독립 상점들을 보호하려는 시민운동이다. 이 운동은 삶의 질, 다양성, 개성을 중요시하는 포틀랜드의 힙스터 전통과도 맥이 닿아 있다.
포틀랜드는 원래 히피들의 성지로 최근에는 힙스터의 도시로 유명하다. 힙스터는 대중성과 유행을 따르지 않고 본인들만의 독립적인 생각, 비주류, 자신들만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패션 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패션 브랜드 등을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포틀랜드를 괴짜스럽게’도 바로 이들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원래 포틀랜드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넘어온 히피들의 전통이 있었고 이것이 오늘날에는 힙스터의 도시로 포틀랜드를 자리매김한 듯하다. 이들이 개성 삶의 질 다양성 등을 선호하다 보니 포틀랜드만의 라이프스타일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