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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oad Nov 09. 2022

도시의 개성이 도시를 살린다-오스틴

세계 라이브 뮤직의 수도 - 밀레니얼의 귀향中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 세계 최대 창조 컨텐츠 축제가 오스틴에서 시작된 이유 


1998년 7월 MBA 유학을 위해 오스틴에 도착한 첫날을 잊을 수 없다. 40도가 넘는 더위와 시차로 인해 낮 동안은 비몽사몽이었는데 저녁에 선배들이 환영회를 한다고 라이브 뮤직 바를 데리고 갔다. 다들 서서 맥주를 마시는 아주 시끄러운 바였는데 옆에 있는 카우보이처럼 생긴 미국인이 나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한국에서 왔고 오늘이 미국 도착 첫날이라고 하니 자기가 한 잔 사겠다며 맥주를 샀다. 맥주를 같이 마시면서 그가 나에게 미국의 애국가가 뭔지 아느냐고 물어서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는 빌리 조엘Billy Joel의 「피아노 맨」이라며(나중에 알고 보니 별도의 국가는 있었다). 바에서 노래하는 사람에게 「피아노 맨」을 신청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 바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 노래를 떼창 했다. 그때 이후로 한참 동안 나의 18번은 피아노 맨이었다. 내가 갔던 바는 6번가라는 오스틴의 유명한 라이브 뮤직 거리에 있는 바였고 졸업 때까지 그 거리를 많이 헤맸던 기억이 있다. 나에게 오스틴은 라이브 뮤직의 도시였다. 


오스틴은 미국 중남부 텍사스의 주도이고 인구는 약 96만 명이다. 특색 있는 로컬 업체들을 오스틴으로 자꾸 들어오려는 대기업으로부터 지켜내자는 의미로 ‘오스틴을 괴짜스럽게Keep Austin Weird’를 구호로 하는 텍사스 주립대학교가 있는 교육의 도시이기도 하다. 대학의 양질의 인재로 인해 델 컴퓨터 본사, 오라클, 삼성, 인텔 등 많은 IT 기업들이 있고 실리콘밸리에 빗대어 실리콘힐스로 불리우도 한다. 또한 6번가라는 라이브 뮤직 거리를 가지고 있는, 컨트리 뮤직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세계 라이브 뮤직의 수도를 도시의 정체성으로 삼고 시 정부도 음악 등 문화 산업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다 보니 뮤지션 등 예술가들이 많아서 도시 전체에 강한 히피의 문화적 유산이 존재한다. 이것이 포틀랜드처럼 ‘오스틴을 괴짜스럽게Keep Austin Weird’를 지지하는 힙스터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뮤직과 관련 1987년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라는 음악 축제를 시작했는데 이것은 오늘날 2019년 기준 53만 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의 창조 콘텐츠 축제로 성장했다.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South By South West의 뜻은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패러디로 오스틴이 위치한 ‘남남서쪽South By South West을 주목하라’는 의미이다. 즉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핵심은 미국 남남서쪽에 있는 오스틴의 지역 한계성을 극복하고 창조성을 외부로 알리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오스틴은 문화 생태계가 창조 산업 발전과 지역 정체성 강화에 중요함을 일찍 깨닫고 문화 생산이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특히 문화가 가진 상호연결성과 문제해결력을 혁신 도구로 활용해 도시 잠재력을 끌어올렸다.      


오스틴은 라이브 뮤직의 거리라는 도시의 자산을 기반으로 "라이브 뮤직의 수도"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고 이를 다시 세계 최대의 창조 컨텐츠 축제인 사우스바이 사우스 웨스트로 발전시켜 뮤직도시, 창조도시라는 오스틴만의 개성을 만들었고, 이런 유니크함과 개성에 이끌려 오스틴에는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다.


*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이하 SXSW)는 지난 1987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작은 지역 음악 축제로 시작했다. 30여년이 지난 2018년, SXSW는 102개국 43만2500여명의 참가자를 유치한 세계적인 규모의  축제로 발전했다. 그 사이 음악뿐만 아니라 필름, 코미디, 인터랙티브(Interactive) 등 창조, 콘텐츠 분야의 세계 최대의 IT·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출처 : Brand Brief - 브랜드브리프(http://www.brandbrie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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