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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oad Mar 01. 2023

우리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왔다

영남일보[시시각각(時時刻刻)], 2023.1.31

< NASA 제공 >


"태어나느라 바쁘지 않으면 죽느라 바쁠 수밖에 없다." 밥 딜런의 노랫말인데 그를 좋아하는 스티브 잡스가 자주 사용해서, 그의 전기 '스티브 잡스'(2011)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한 말이다. 메시지는 매 순간 다시 태어나지 않는 자는 이미 죽은 사람으로,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워지려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그는 매 순간 그렇게 살았다. 가정용 컴퓨터 혁명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보급한 매킨토시, 디지털 창작의 기적을 연 토이 스토리와 픽사의 블록버스터들, 제품 판매가 아닌 경험을 판매하는 애플 스토어, 음악을 듣고 소비하는 방식을 변화시킨 아이팟과 아이튠즈, 스마트 폰 시장을 개척한 아이폰, 새로운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만들어 낸 앱 스토어 등 그의 혁신은 일일이 거명하기도 벅찰 정도이다. 그는 어떻게 매 순간 다시 태어나고 매 순간 혁신할 수 있었을까? 항상 작심삼일로 끝나는 우리들이 새해에 던져 볼 질문이다.


작가 메이슨 커리는 '리추얼'이라는 책에서 '모두 똑같은 하루를 보내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은 걸 이룰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지난 400년간 위대한 창조자로 꼽히는 이들의 일상을 분석했다. 161명을 7년간 분석한 결과 그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겐 하루를 시작하는 자신만의 리추얼(의례)이 있다는 것이다.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은 매일 아침 30분씩 물구나무서기를 했고, 오프라 윈프리는 매일 20분씩 2번 명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활동을 리추얼이라고 했고, 이 리추얼이 바로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리추얼은 왜 이렇게 힘이 셀까?


첫째는 몸의 힘이다. 행동의 힘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몸과 마음의 관계에서 마음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늘 무엇인가 변화를 꾀할 때 '결심'을 한다. 먼저 마음을 먹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려고 한다. 하지만 몇몇 심리학 실험들은 우리 마음이 육체의 동작, 행동에 의해 움직임을 보여준다. 행동이 일어나면 근육이 반응하고 근육이 움직이면 뇌가 반응해서 결국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즉 리추얼에 수반된 행동이 마음을 움직이고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의미 부여의 힘이다. 김정운 교수는 리추얼은 일상에서 반복되는 일정한 행동 패턴을 의미하며, 형태상으로는 습관과 같은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이 둘에는 심리적 차이가 존재하는데, 습관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반복되는 학습에 의한 행동패턴으로, 습관에는 '의미 부여'의 과정이 생략되어 있으나 리추얼에는 의미 부여의 과정이 있다고 말한다. 원래 리추얼이라는 말 자체가 종교적 의식을 의미하는 말로 처음부터 의미 부여의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즉 의식을 통해 의미를 강화하고, 체화하는 것이다.


갓생이라는 말이 있다. GOD(신)+人生(인생)을 합친 신조어로 대단하고 좋은 것을 말할 때 접두어처럼 사용되는 '갓'을 인생에 붙인 것인데, 자신만의 루틴, 리추얼을 활용해 신처럼 무엇이든 하는 삶을 살아보자는 의미로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사실 스티브 잡스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Stay Hungry, Stay Foolish"의 의미를 담아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이 일을 할 것인지를 매일 자문하며, 매일 새롭게 태어났다고 한다. 아직 1월이다. 매일매일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나만의 리추얼을 만들기에 늦지 않은 시간이다. "우리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여기에 왔다."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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