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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Aug 20. 2023

처음을 선물한 브리즈아트페어

어느덧 10주년

브리즈아트페어와의 인연은

2019년부터다.

그때  이선철 대표님이

꼭 가봤으면 하는 아트페어로

추천해 주신 덕분에 다녀왔다.

그때 한창 아버지와

큰 갈등을 빚고 있는 때라

잠시 숨고르기를 위해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때 처음 경험한 브리즈아트페어에서

생애 첫 컬렉팅을 했다.

강은진 작가님의

<머쉬룸 빌리지 3> 이라는

목판화 작품이다.

따뜻함 색채가 힘든 마음을 위로하고

평온함을 안겨주어 곁에 두고 싶었다.

생일이 조금 지났을 무렵이라

내게 주는 첫 그림 선물이었다.

그런 첫걸음을 뗀 덕분에

컬렉터에 입문할 수 있었다.

갤러리를 운영하면서도

너무 멋모르고 시작했기에

부족함 투성이인 나는

많이 보는 것만큼 좋은 공부가 없었고

브리즈아트페어는

그중 가장 감명을 주는 배움의 장이 되었다.

또한 여행을 가지 못하는 시기에

마음을 달래주는 아트페어였다.



그런 브리즈아트페어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나는 동생들과 함께 찾곤 한다.

주로 동생 은정 작가와 함께 찾는다.

함께 서로 마음을 끄는 작품이 무엇인지

흥미로웠던 것은 무엇인지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다.


(왼) 노경화 작가, <다정함에 대한 디오라마> / (오) 박노을 작가, <담아둔 문장들>
정진영 작가, <지문채집(10ea)>
(왼) 김민주 작가, <토요일의 침대>, <일요일의 침대>, <월요일의 침대> / (오)서영 작가, <감정조각> 시리즈.
(왼) 정은혜 작가, <Beloved> / (오) 박빙 작가,<사랑할 때>
김이란 작가, <깔,깔,깔>

또 평소 전시를 잘 보지 않는

동생 기영이와도 같이 관람한 적이 있는데

'다양한 작가님의 그림을 한 자리에서 보면서

자신의 그림 취향을 발견할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전시회의 문턱이 여전히 높고

어렵다고 느낄 때

아트페어만큼 좋은 건 없다.

특히, 브리즈아트페어는

다양한 작가님의 작품을 만나며

작가님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작가와 교감하는 아트페어"라서

정말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장명순 작가님과 이야기 나누고 있는 동생. 작가님의 작품이 제일 인상깊었다고 한다.

학력, 경력, 나이 제한 없이 전국에서

작가를 공개 모집하는데

해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되는 작가님들의 치열한 고민이

담긴 작품들을 만나는 것 자체로 좋다.

올해는 무려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65명의 작가님들이 선발되었다.

작품에 반하고

또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반해서

함께 전시를 열고 싶은 작가님들도

몇 분 살포시 마음으로 찜해두기도 했다.



올해는 맥주와 함께 작품 감상을 하는

재미까지 더했다. 취향저격!!

전시를 관람하며 편하게

작가와 관람객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작가와 작가가 함께 고민을 나누는 모습을

만나고 그렇게 연결되는 자연스러움이 좋다.

브리즈 아트페어는 나처럼

첫 컬렉터가 되는 경험을 하는 분들이 많은

아트페어이기도 하다.

관람객은 첫 컬렉터가 되는 경험을,

예술가들은 작품이 판매되는 기쁨과 동시에

첫 컬렉터를 만나는

서로가 '처음'을 경험할 수 있는

참 근사한 아트페어이다.



10년을 꾸준히 이어오는데

많은 분들의 보이지 않는 애씀이 크다.

지난해 수업 과제로

브리즈아트페어를 연구해보고 싶어

정지연 대표님과 서면 인터뷰를 했었다.


"예술가와 함께 성장하는

아트페어가 되고 싶습니다.

성장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도

오래 계속하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10년, 20년

지속하고 싶습니다."


꼭 그렇게 될 것 같은 예감이고

나에게도 매년 예매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여행하듯 찾는 아트페어로

오래오래 추억을 쌓아가며

마음에 머물 것이다.


꾸준히 아트페어를 열어주시고

찾을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정지연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2023 브리즈아트페어는

오늘까지 노들섬 노들갤러리에서 열리고

10주년을 맞아 기획한

'특별전 : 브리즈 인사이트'는

8월 29일 ~ 9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오늘 불쑥 어디론가 나들이를 하고 싶은 분들께

혹은 내 그림 취향은 무엇일까 궁금한 분들께

오늘이 가기 전에 꼭 가보시길 추천한다.

오늘 혹시 못 가시는 분들은

특별전에 꼭 가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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