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쏘블리 Feb 08. 2019

Is he worth it?

사랑에 대해 집착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외로워하기보다는 고독을 즐기는 쿨한 여자이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는 한 여자이기에

때때로 외롭고 헛헛하고 사랑받고 싶을 때가 있다.


바쁜 남자 친구가 서운해질 때도 있고

애정표현이 줄어들면 슬플 때도 있고

결혼을 결정짓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애매모호한 상태의 연애도 조바심이 난다.


지금보다 좀 더 어렸을 때

연애경험이 미천할 때

삶이 힘들어서 누군가에게 기대고만 싶을 때

그 모든 짜증과 불안함을 드러냈었다.


연락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하거나

갑자기 토라져서 냉랭해진다거나

지금 당장 와줘라는 말도 안 되는 부탁으로

사랑을 시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 발전이 있듯

지금은 조금 더 발전된 방식으로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해결한다.


결국 인간은 생각하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연애 안에서 불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그가 날 사랑하는지, 사랑하지 않는지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으면 만나고 좋아하지 않으면 만나지 않으면 그만인데, 새로운 사랑을 하는 것도 걱정되고 외로워지는 것도 두렵고 이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걱정되고 기존에 쌓아왔던 시간과 노력도 아깝고 무슨 이유에서든 혼자가 되는 것이 싫고 그래서 내가 그 사람이 괜찮은지보다 그 사람이 날 괜찮아하는지를 더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나를 괜찮아지는가의 문제에서 공은 그 사람에게 있다. 그 사람이 행하는 행동, 말투, 눈빛 등을 보고 무리한 추측을 해야 한다. 그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한 행동을 나는 크게 여겨 초조해질 수도 있고, 그 사람은 그냥 던진 말에 나는 상처 받을 수 있다. 정말로 일이 바빠서 핸드폰을 못 봤는데 마음이 식었다고 오해하듯이, 단지 피곤했을 뿐인데 귀찮아한다고 오해하듯이.


내가 괜찮아지려면 그가 가지고 있는 공을 내게 돌려야 한다. 나를 초조하게 만드는 그의 반응에 휘둘리지 말고 내게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 나를 초조하게 만드는 그는 정말 괜찮은 사람인가? 그는 내가 사랑할만한 사람인가? 그는 나의 귀한 시간과 정성과 노력을 쏟을만한 사람인가? 그는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함께 해줄 만한 사람인가? 그가 날 좋아하는지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그가 내가 사랑할만한 사람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그가 날 사랑하는지 사랑하지 않는지에 집착하고 있는 지옥에서 벗어나면 신기하게 다른 것이 보인다. 내가 당사자로서 하고 있는 연애이지만 관계를 제법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남자를 만나고 있는 자각이 들기도 하고 흘러 보내온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상대방의 소소한 행동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기도 한다.


사랑할만한 사람이면 사랑하고, 사랑할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헤어지면 된다. 사랑할만한 사람이라면 소소한 것에 집착해서 관계를 망치지 말고 그 사람을 마음껏 사랑하면 된다. 관계가 잘못되더라도 사랑할만한 사람을 사랑한 시간은 아깝지 않다. 사랑할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단호함이 필요할 때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니, 그 관계를 정리하고 떠나야 한다. 나는 꽤나 괜찮은 사람이고, 다음 연애는 무조건 그보다 나을 테니 그것도 괜찮다.




어렸을 때의 나는 사람은 고쳐쓸 수 있다는 말을 믿었다. 내가 꽤나 괜찮은 사람이니까 누구를 만나도 제법 괜찮은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변했다. 애쓰는 사랑을 하느라 불안해하고 싶지 않다. 사랑할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 정성을 쏟으면 더 나은 관계를 만들고 싶고, 평안한 마음으로 스스로의 꿈을 위해 나아가고 싶기도 하다. 그 무엇보다 나는 너무 소중한 영혼이기 때문이다.





by. 쏘블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