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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 Jan 22. 2017

이기적으로 산다

나만 생각하는 삶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일까? 행복하다는 건 어떤 것일까?

늘 생각이 많았던 나는 그동안 많은 자기계발서도 보고 철학책 종교 관련 책들도 보며 여러 관점의 삶의 태도를 접했다. 따라 해 보기도 하고 여러 번 가치관의 전환점을 맞기도 했다. 


100세 인생이라고 했을 때 이제 딱 3분의 1 지점이 되어 돌아보며 이기적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나 스스로 그리 이타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여러 계기로 도덕적이고 착한 사람의 프레임을 받아들이고 그저 어설프게 착한 사람으로 살고 말았다. 어설프게 착하다가는 원하는 삶은 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주변에 확실하게 좋은 영향을 주지도 못하고 그렇게 나이가 들어 후회만 남을 것 같다.


어설프게 착하게 살 바에는 이기적인 게 낫다. 

속마음에 원하는 것이 있는데 남들이 어떻게 볼까 두려워서 양보한 것은 두고두고 마음에 남더라. 

다른 사람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 내 마음에 충실한 삶을 살고 싶다. 이렇게 글을 쓸 때도 SNS에 짧은 글을 남길 때도 남들 신경 쓰느라 무난한 단어만 선택하고 크게 거슬리지 않는 말만 쓰곤 했다. 어차피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도 '남'을 위한 일이 아닌 그들 눈에 비칠 '내'모습이 좋아 보이도록 신경을 쓴 것이니 결코 이타적인 일은 아니다. 어차피 그럴 거면 그냥 속시원히 이기적으로 사는 게 낫겠다. 


물론 나는 이기적인 친구를 좋아하지 않았고 친하게 되어도 결국은 멀어졌다. 난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했지만 어쩌면 나는 그러지 못하는 데 그렇게 사는 그 모습이 부러웠는지도 모른다. 다른 모든 것보다는 자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주변의 사람들을 잃어도 개의치 않는 그 모습이 신기하고도 싫었다. 



이기적인 사람으로 살기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산다.

합리화, 자기기만하지 않고 솔직하게 원하는 것을 추구하고 끝까지 얻어낸다.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난다. 

원하지 않는 부탁은 거절한다. 

본성대로 산다. 남에게 맞추지 않는다.

내 취향이 아닌 이성을 만나지 않는다.

남의 기분과 내 기분이 상충된다면 내 기분을 생각한다.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니'

엄마가 늘 하시던 말씀이다. 같은 여자로서 불합리한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결혼생활에도 그래도 결혼은 해야지 어떻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냐고 하시는 데 얼마나 세뇌당하고 사셨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면 안 되는 걸까. 누구를 위해서? 불특정 다수의 말을 듣고 하는 행동은 결국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 생각하지 말고 당장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알아서 자기 것을 챙기면서 살 텐데 그런 남들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다. 그리고 희생하는 삶을 살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살기 바라면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은연중에 보상을 바라게 된다. 희생을 대물림 하는 것이다. 결국 어설픈 착함은 특별히 누구에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집단주의가 강한 우리나라에 잘 적응해온 사람이라면 분명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고민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어릴 때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명확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주변의 기대에 맞추어 살고 행동하느라 나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다 보면 방황을 하는 순간이 온다. 남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결국 타인의 이기심을 채워주고 나 자신을 버리는 일이다. 남 좋은 일 시키고 나 자신에게는 잘못하는 일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착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집단주의 속에서 숨쉬고 살기

우리나라는 개인주의가 발달할 필요가 있다. 회사의 야근과 강제적인 회식문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의 단체생활, 가부장적인 결혼제도, 대부분 공동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개인들을 희생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책을 보는 등 혼자 혹은 소수로 하는 취미생활을 좋아했고 자연스레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탑재하게 되었다. 공부하고 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항상 억지로 어울려야 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내 성격을 탓하기도 했다. 다양한 성향과 성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멀쩡한 사람도 부적응자 취급을 받기도 한다. 


생각해보니 이기적으로 살겠다는 것은 나쁘게 살겠다는 것이 아닌 그냥 정상적으로 숨 쉬고 살겠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워낙 자기 마음대로 사는 사람을 나쁘게 보는 사회적 시선이 있었기에 당연한 것조차 누리지 못한 것이 아니었나. 


나에게 주어진 내 인생, 한 번의 삶을 오로지 내 마음대로 살아야겠다. 그리고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던 많은 요인들이 다른 사람의 욕망이었다면 어느 순간 삶이 허무하게 느껴질 것이다. 봉사정신이 충만한 사람들, 위인들도 사실은 그들이 원하는 일이었기에 했을 것이다. 철저하게 자기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산 사람이 역설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중심적이라는 말은 누군가의 단점을 설명할 때 주로 쓰이곤 했지만 자기자신을 삶의 중심에 놓지 않으면 이리 저리 휘둘리며 살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늘 나 자신의 감정, 취향, 생각을 일순위에 놓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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