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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메로나 May 09. 2024

그것은 그곳에 없었다(8)

아파트에 야자수라니

"제주 살아보니 어떤게 좋아?"

제주로 훌쩍 떠나버린 내게 종종 이런 질문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살기전에는 바다일꺼라 생각했었는데

살면서 제일 놀라운 건 다름아닌 풀과 나무들이다


"풀들이 예뻐 나무도 까만 흙들도 정말 예뻐"

라고 대답하면 풀??? 이라는 대답이 돌아오곤한다

처음 이사하고 정신을 차리려 겨우 주변을 산책할때 아파트 화단을 보고 각종 식물들의 생명력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신기해했다


바람이 불어서 저렇게 누워서 자라는거겠지?

어떻게 저렇게 촘촘할까?

아파트에 야자수라니

흙이 검붉은색이야 너무 신기하다

이 꽃은 무얼까 이 나무는 처음보는것 같아


아파트 화단에서 이토록 신나하다니

누가봐도 육지에서 이사온 사람으로 보였을텐데

지금생각하면 좀 우습기도하다



제주 사람들은 야자수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아서 (죽은 나무껍질을 떼어줘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아무도 야자수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야자수에게 미소를 보이는 일따위는 없는 편인데

육지에서 오고 한동안 우리 가족은 야자수가 보일때마다 와와~하며 소심하게 기뻐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외출할때에 눈에 확확 보이던 야자수가 마치 투명나무처럼 이제 눈에 들어오지 않게되었다


이사온지 한달만이였다

도민이 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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