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쓰지 않아도 괜찮아

매일 기록하는데 의의를 뒀으면

by 최승호

2025년 1월 1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있다. 어느덧 6월이 되었다. "요즘 뭐 이리 바빠? 뭐 하면서 지내?"라는 물음에 나는 "집에서 내 지정석에 앉아서 책도 보고 글 쓰면서 지내"라고 답한다. "역시, 국어교육과를 졸업해서 독서와 글쓰기를 잘하는구먼."이라고 하면 나는 민망해하며 "독서랑 글 쓰는 것은 국어교육과랑 상관없어, 솔직히 국어교육과가 맞았으면 임용고시 공부해서 국어선생님 했겠지."라며 넘긴다.


어디 가서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고 말하기에는 나의 국어 실력이 너무나 형편없다. 어쩌면 현재 나의 형편없는 국어 실력을 깨달아서 지금부터라도 독서와 글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기 쓰기도 글쓰기이고, 하루 한 문장 혹은 좋은 글귀를 필사하는 것도 글쓰기이다. 아무런 주제 없이 백지에 글을 쓰는 행위가 더 어려울 때도 있다. 그리고 책을 출간하기 위한 글쓰기는 또 다르다. 처음부터 책을 출간하기 위해 제목과 목차 등을 정리해 놓고 쓰는 것과 일단 자유롭게 쓰다 보니 그 양이 많아져서 '책으로 출간해 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는데 아무래도 다른 글쓰기와 다르게 책 쓰기는 어느 정도의 틀은 잡아 놓고 쓰는 것이 좋다.


일기를 포함하여 글쓰기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 처음부터 책 쓰기에 도전하는 것은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글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면 꼭 글을 잘 쓰지 않아도 술술 써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내용은 자신의 직업이나 전문적인 지식이기 때문에 모든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불러일으 수 없다는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처음부터 '글쓰기'라고 하면 어색하고 거리감이 생길 수 있다. '억지로 쓰는 행위' 보다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나를 위해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라고 하면 조금이나마 친숙하지 않을까. 김신지 작가의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중 '매일 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건 훗날 돌아볼 기록이 과거를 반성하게 해 주어서가 아니라 현재에서 나와 마주 앉는 시간을 꾸준히 보내기 때문일 거예요.'라고 한다. 이 부분에서 깊은 공감을 했다. 이미 지난 과거에 대해 반성을 한다고 돌이킬 수는 없다. 하지만 같은 실수와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독서를 하고, 글을 쓰는 행위가 타인에게 '제 취미는 독서와 글쓰기예요.'라고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과의 소통'인 셈이다.


자신을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시키려면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한다. 본인을 이기려면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우리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좇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요즘 트렌드가 어떤지에 대해 인지는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나 스스로를 파악하기 위해 하루에 2~3시간씩 매일 독서하고 글을 쓰라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루틴이 매일 같을 수는 없다. 내 몸 컨디션도 그날그날 다르다. 컨디션이 좋으면 1시간 내로 독서와 글쓰기를 하면 되고, 바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는 5~10분 정도만 투자해서 짧게나마 기록을 하면 된다.


'나는 의지가 약해서 작심삼일을 넘기기 힘들다'는 사람은 독서 모임, 글쓰기 모임에 참여해서 의지가 약한 사람들과 함께 해나가면 된다. 분명 그 모임에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독서와 글쓰기뿐 아니라 개인 운동 등 소위 '부지런함의 끝판왕'들이 존재할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 모임에 들어갔을 뿐인데 운동, 자기 관리에 대한 자극까지 받는다면 이미 일석이조는 넘은 것이다.


지난 글에서 '러닝' 운동에 대해 장점을 소개했다. 일단 운동화만 있으면 된다는 것으로 가성비를 꼽았다. 러닝과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자기 계발, 자기 관리의 일환으로 추천하는 것은 독서와 글쓰기이다. 주변에 도서관도 많다. 그리고 글쓰기는 펜 한 자루와 종이만 있으면 된다. 이것도 힘들다고?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기록하면 된다. 어떻게든 하지 않으려고 마음먹으면 멀어지게 된다. 반대로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하겠다고 다짐을 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게 된다.


모두에게 24시간은 똑같이 주어진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기억하지도 못할 쇼츠 영상만 보면서 시간을 보낼 것인가. 나를 위해 순간순간을 기록할 것인가. 이 모든 행위는 나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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