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힘들면 걷기라도
수많은 운동 중에 운동 장비, 효과 등 가성비를 따져봤을 때 가장 무난한 것을 생각해 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홈트레이닝(맨몸 운동), 걷기, 달리기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가성비와 효율성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축구나 야구 등 구기종목도 종종 하고 있지만,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매일 할 수 있는 홈트, 걷기, 달리기 위주로 관리를 하고 있다.
최근 한 건강 관련 매체에서 '대한민국 성인들은 하루 평균 5,000보도 걷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사무직 앉아서 일하시는 분들의 걸음수는 더 적다. 나는 전문적으로 운동을 배우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가만히 있지 않고, 산만하다는 말을 많이 들을 정도로 움직임, 활동량이 많았다. 움직임이 많다고 부지런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이리저리 돌아다니려면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주로 혼자서 달린다. 혼자 달리면 단점이 있다. 1초, 매 순간마다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러닝화를 신고 엘리베이터에서 몸을 풀면서 되뇐다. '오늘은 어떻게 해서든 10km를 달리겠노라' 간단하게 몸을 풀고 워치를 켜고 러닝을 시작한다. 시작과 동시에 심박수와 페이스를 확인한다. '음, 오늘은 몸이 가볍네, 컨디션이 좋다.'라고 자부하며 달리다가 시간과 거리를 확인한다. '잉? 1km는 뛴 것 같은데 600m 밖에 안 뛰었다고? 그런데 왜 벌써 종아리가 뻐근한 느낌이지? 준비운동을 더 할걸 그랬나? 몸 컨디션이 안 좋은가?' 라며 끊임없이 러닝을 그만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찾는다. '방금 비 한 방울 맞은 거 같은데?'라며 해결책을 외부환경에서 찾고자 한 적도 있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지금 버티고 그냥 뛰면 최소 5km는 뛸 것이다. '그래, 오늘은 웨이트도 못했고, 10,000보도 못 채웠으니 참고 뛰자'
평소 5~6km 위주로 뛰던 나는 오랜만에 혼자서 10km 완주에 성공했다. 달리기의 목적이 대회에 참가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을 하겠다면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야 하겠지만, 나는 경쟁은커녕 개인 건강 관리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만 이기면 된다. 상대방과의 경쟁도 없고, 피해줄 것도 없고, 러닝화 하나면 있으면 개인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직접 경험해 보고 좋은 것은 주변 지인들과 함께 나누고자 이렇게 달리기의 장점에 대해 써봤다.
최근에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축구팀 분들과 아이들을 재우고 5km를 함께 뛰었다. 각 개인마다 신체 능력이 다른 만큼 페이스도 모두 다르다. 혼자 달릴 때보다는 느린 페이스로 달렸지만 간단하게 육아 관련 대화를 하면서 땀 흘리니 이마저도 좋았다. 달리다가 지친 사람이 있으면 잠시 페이스를 낮추고 천천히 뛰면서 혼자서 달릴 때는 앞만 보고 달렸는데 조금 천천히 달리니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꼭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달리면 러너, 꼭 책을 출간하지 않아도 글을 쓰면 작가라고 생각을 한다. 전문 러너들에 비하면 조깅 수준의 기록이겠지만, 나는 어젯밤에 오랜만에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며 10km를 완주했다. 목표한 거리를 완주를 했다는 성취감과 운동 후의 먹는 꿀맛 같은 식사 그리고 질 좋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 꼭 달리기를 한 뒤에만 숙면을 취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운동 후에도 숙면을 취하지만 달리기는 특히 더 좋은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다.
혼자서 달리기를 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이번에 시작한 '다못해do 괜찮아ing' 책 제목(가제)도 혼자서 뛰다가 생각해 낸 것이다. 나는 매일 달리지도 않을 것이고, 많이 달리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달릴 수 있는 만큼만 달릴 것이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달릴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빠르지도 않았고, 오래 달리지도 않았지만, 꾸준히 달리는 것은 자신 있다.
그런데 어제 10km를 달려놔서 오늘은 또 달릴지 말지 스스로 타협을 하고 있다. 일단 오늘 해야 할 글쓰기를 마쳤으니 쉬다가 잠깐이라도 달리고자 한다.
"달리고, 몰입하고, 행복하라!" -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미하이 칙센트미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