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모든 이의시작은 보호받을 권리가있다.

by 아마추어 진화기

(Starry night-Vincent Van Gogh)


삶이 계속되면서 조금 더 중요해지고 명확해지는 것들이 있다.

첫 아이를 품에 안고, 둘만이 오롯이 마주하는 새벽 날이 많아질수록, 그 작은 아이가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평범하지만 놀라운 것이었다. '그래, 나도 시작은 이렇게 아주 작은 존재였었지.'


누군가의 시작에는 그렇게 어린 시절이 자리한다. 성장이라는 과정 자체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고 크나큰 외적, 내적 변화를 동반하다 보니 나라는 사람은 그저 이러한 모습으로 세상에 걸어 들어왔을 것 같은 착각이 어렵지 않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어린 내가 쌓아 올린 마음 조각들이 아직 나의 바탕에 깊게 남아 있음에도, 나의 들숨과 날숨은 과거를 잃어버린 듯했다. 사춘기에 들어서 여기저기 마음 둘 곳을 찾아 끄적거리고, 나 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운 분노 들이 아지랑이처럼 일렁거리는 날이 늘었지만, 그때는 성장이라는 이름하에 누구나 겪는 통증이겠거니, 이 시기가 지나면 마치 마법이 풀리듯 모든 것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인생 전반을 걸쳐 함께 변화하고 관리해 나가야 하는 것이 나의 마음임을 알아가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마음들을 이해하기 위해 다시 발견해야 했던 것이 어린 시절의 '나'였다. 그때의 나는 어떠한 성향의 아이였는지, 어떻게 세상과 상호 작용했는지 이해하는 게 우선이었다. 더 나아가 그때의 나에게 어떠한 위로가 어떠한 말들이 전달될 때, 지금의 내가 조금 더 편안해지는 것을 알아가는 데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시작점부터 성장해 가는 '어린 시절'의 마음들에 관심이 갔다. 그 시기가 얼마나 소중히 다루 워 져야 하는지 깨달으면서 모두의 어린 시절은 마치 인류의 건강을 위해 최소한으로 지켜야 하는 생태 보호 구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커졌다. 많은 전문가 분들의 노력과 방송에서 다루는 콘텐츠의 확장, 그리고 인터넷과 책을 통해 공유되는 정보 덕분에 이러한 마음들이 조금씩 뿌리를 뻗어 나가고 있어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개인적으로는 엄마가 되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필요로 하는지, 또 그보다 훨씬 큰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연결되고 그 고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장이 주는 메시지에 다시금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는 데 있어서 어린아이들은 커다란 영감이 되어 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아동 학대 사건은 사회를 넘어 시대를 멍들게 한다. 인식의 확산이 정보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라 하더라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너무나 평범한 사람의 목소리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리즈 안에는 그러한 고민을 담으려 한다. 아동 발달 전문가도, 범죄 사건 전문가도, 또 인권 운동가도 아니지만 내가 사랑하는 것에 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작은 치유의 손길을 하나 더 보태는 의미 있는 일이라 믿는다.



매거진의 이전글이번만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