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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17. 2024

"엄마, 말하지 마!"

시시콜콜 육아이야기 63

초1 둘째 아들과 잠들기 전 늘 책을 읽고 잔다. 어젯밤에는 장애에 대한 동화책을 읽었다. 아들은 동화를 다 읽고 나더니 질문을 했다.


"엄마, 까까할머니(아들은 친정엄마를 까까할머니라고 불렀다. 과자를 자주 사주시는 할머니라서)도 장애였어? 그래서 돌아가신 거야?"


아들은 7개월 전 유방암 말기로 갑작스레 돌아가신 친정엄마를 물어본 것이었다.


"아니, 까까할머니는 몸에 암덩어리가 너무 크게 갑자기 생겨서 병으로 돌아가신 거야. 그 암이......"


내가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기 손으로 내 입을 막으며 아들이 하는 말.

"엄마! 얘기하지 마! 말하지 마!"


나는 얘가 왜 이러나 싶어 깜짝 놀라 물었다.

"왜?"

"엄마, 할머니 얘기하면 슬프잖아."


아들의 그 한마디에 괜히 울컥했다. 우리 아들이 이렇게 컸다니. 이런 말도 할 줄 알고. 천방지축 개구쟁이 아들인 줄 알았는데. 엄마의 마음도 헤아릴 만큼 컸구나.


아들을 재우고 괜히 눈물이 났다. 아들에게 감동해서. 엄마가 보고 싶어서.


자는 아들의 얼굴을 만지며 괜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들아, 너는 좋겠다. 엄마가 있어서. 엄마는 이제 나의 엄마가 없어서 진짜 슬프네. 그래도 네가 있고 누나가 있고 아빠가 있고, 너희 외할아버지, 친할머니, 친할아버지가 계셔서 감사해. 우리 가족 늘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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