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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별 생플 Jun 08. 2020

삼시세끼 글쓰기 욜로 비법

나는 깡으로 글을 쓴다.

    제목 한줄 써놓고 마음 속에 뱅글거리는 수 많은 언어들과 씨름한다.

글로 표현하려는 손은 썼다 지웠다 재촉하지만 글감들은 머리 속 생각에 안주하려고 강력히 저항한다.    

첫 글부터 썼다 지워다를 수 없이 반복하다 때마침 마른 목에 물마신다는 핑계로 자리를 뜨고 만다.  

머리 속에 맴맴 돌다 제목 한줄로 멈추어 버리고 마는 글감들은 이내 잊혀지고 사라져 간다.

글쓰기 이 녀석들과의 씨름에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더이상 양보 할 수 없는 이 싸움에 나는 강력한 결단을 내렸다.

삼시세끼 밥먹듯이 글쓰기 이다.

  

삼시세끼 글쓰기 그 씨름에 용기를 주는 나만의 월화수목금 깡쓰기 비법을 세워본다.

나와 같이 글씨름에서 그렇게 매일 조금씩 써내려가는 글깡의 시간들을 상상해 본다.


    첫번째 비법은 월깡이다. 매주 월요일 작심삼일 글쓰기 깡이다.  

월요일마다 새펜을 들리라! 작심삼일을 매주 반복하다보면 한달이 되고 일년이 되고 한권의 책이 되겠지.

작심삼일 월깡에는 다행스럽게도 글쓰기 씨름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다.

그저 쓰고 싶은 제목들만 용감하게 쭈르륵 적어보고 또 제목도 없는 녀석들은 쪽지 메모처럼 마음 담아 휘날리고 과감히 덮어두리라. 제목과 메모만 끄적인채 빈둥거리며 읽고 싶은 책들을 찝적대리라 .  


    두번째 비법은 화깡이다. 잠깐만요 3분만요 몰입쓰기 깡이다.

글쓰려고 컴퓨터 앞에 끙끙거리며 앉아있는데 "밥먹어라" 엄마가 부르신다. 

아... 이제 막 글이 써지려고 하는 순간이었는데 .."잠깐만요"를 연신 외치며 순간 글쓰기 몰입에 들어가곤 한 경험을 떠올렸다. 화요일은 식사 시간 30분전에 식사 알람을 맞추어 놓고 월깡 제목에 글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알람이 울리기 5분전 울리고 3분 후의 시간이 최고의 글타임이 되리라. 초집중과 몰입의 그 순간 내 안에 나도 모르는 저 밑의 우물 바닥에 있던 글들이 끌어 올라오겠지.  


    세번째 비법은 수깡이다. 물흐르듯 커피가 글을 써내려가는 날이다. 

몽마르뜨 언덕의 어느 카페에서 글을 쓰는 작가처럼 카페에서 글을 쓰리라.

아이스 아메리카노 벤티를 시켜놓고 이어폰 너머 2시간 연속 듣는 바이올린 연주곡을 들으며 가슴 설레고, 몸이 둠칫거리는 글호사를 누리리라. 


    네번째 비법은 목깡이다. 목공이 되어 나무로 작품을 만들듯 깡으로 쓴 글들을 다듬는 날이다. 

그리고를 지우고 그러나도 지우며 정갈하게 월화수의 글들을 다듬어 브런치에 올리고 블로그에 담아보리라.


    마지막 비법은 금깡이다. 야호~금요일은 글쓰기 통장 고료 정산일이다. 

고료를 받는 글들은 마감일까지는 반드시 책임감있게 쓰게 된다. 

그런데 막상 작심삼일 결단한 글들은 정작 잘 쓰이지가 않는다 

누군가 내 글에 고료를 주면 좋겠다 바래본다. 

그러다 문득 내가 나에게 고료를 주면 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 성공한 하루에 5천원씩 스스로에게 고료를 주리라 책정하였다.

월화수목 한주에 매일 성공하면 2만원의 목돈이 고료라는 이름표로 통장에 들어가리라.

내 통장에서 내 통장으로 옮겨가는 것이지만 오롯이 요긴하게 마음사치 할 수 있는 글씨름에 대한 작은 보상이 되겠지.


이렇게 매일 조금씩 나는 나를 찾아가려고 한다. 어디서 어떻게 잃어버린지도 모르는 그 시간들을 매일 조금씩 천천히 글씨름의 글깡을 통해서 말이다.

미래의 어느날 이 글들이 하나 되어 책으로 엮이는 그날 뒤돌아 보면 오늘 이글을 쓰는 삼시세끼의 가슴 뛰는 첫날이 기념일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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