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다.’라는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그 마음씨가 그늘지면 그 사람 자신이 녹이 슨다. 온전한 사람이 되려면, 내 마음을 잘 쓸 줄 알아야 한다. 음악의 음계처럼 감정도 높낮이가 있듯이 극과 극을 치닫지 않아야겠다.
아첼레란도(accelerando)처럼 감정이 점점 빨라져서 격한 감정에 이르거나 돌렌도(dolendo)처럼 슬프거나 괴로운 감정이 오려거든 재빨리 감정의 플랫(flat)인 내림표를 본래의 음계인 감정보다 반음을 내려, 평안하고 맑은 감정인 앙코르(ancor) 다시 한번 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아르모니아(anarmonia) 즉, 불협화음을 만들지 말고 감정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가자.
2000년대 초에 제가 사이트 한미르란 곳에 칼럼이란 글을 썼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주제를 정해 글을 썼는데, 매번 새로운 글을 만드느라 힘들었어도 제 글을 읽는 독자들이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때 제가 썼던 칼럼 글과 독자들의 댓글 또한 소중해서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습니다.
20년이 흐른 후 지금, 이 공간 <마음 한 다발>에서는 그때의 글들을 하나씩 <단상>이란 이름으로 짧게 압축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이 글 역시 그때 썼던 글입니다. 이 글을 올리기 전에 내용을 잠시 검색하다가, 그 당시 제 글을 누군가가 그대로 가져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글사랑 모임 | 감정의 플랫 - Daum 카페 이 곳에 누군가가제 글을고스란히 가져가 자기가 쓴 걸로 올려져 있어서 많이 당황을 했습니다. 그때는 중고등 학생들이 방학숙제를 한다고 제 글을 가져가도 되겠냐고 메일을 보내준 적이 몇 번 있어도, 이렇게 글 도둑을 당할 거라는 걸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때 독자님들 중에 한 명이 제 브런치에 구독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나중에 오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 '감정의 플랫'이란 글은 김선아. 저의 글이라는 걸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길게 적어봅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태은이란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제 본명으로 바꾸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