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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아 May 21. 2021

글 같지 않은 글



언제부터인가 물밀듯이 생각의 나래들을 적어 내려가고 있다.      

글을 쓰고 나면, 깊은 바닷속에서 아무리 헤엄쳐 나오려 해도 

누군가 내 발에 커다란 바위를 묶어두어서 짠 바닷물만 들이키고 있는 듯하다.    

  

또한 글짓기는 밥 짓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인 거 같다. 

밥물을 적당량 맞추고 뜸도 제대로 들여서 뚜껑을 열어보면, 

밥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찰진 밥을 짓고 싶은데, 

뚜껑을 열어보면 바닥이 눌어붙어 타버리기도 하고, 

설기도 하고 삼층밥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때로는 글의 홍수 속에서 염증이 나거나 구토를 해버릴 것 같이 

현기증과 울렁증이 동반을 하지만. 

이럴 땐 그에 맞는 약이 따로 없다.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폐 속에 한가득 집어넣어 숨 한번 크게 내쉬듯이, 

가볍게 맑은 정신을 되찾을 수 있는 글을 찾아 읽으면 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가졌던 행복함 들을 글을 쓰면서 맛볼 수 있다면, 

그런 감수성들을 글에 쏟아부으면 좋으련만.

한 남자의 얼굴을 그려가며 양복을 입히고 넥타이를 바로 잡아 그리는 작업들에서

넥타이의 문양과 질감까지 세심히 그리는 것을 보고 

어떤 이가 나에게 의상디자인과를 나왔냐고 물어봤던 정도의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어렵다고,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즐거움으로 그렇게 대하자. 

그러고 보면 살아가는 모든 일이 그런 거 같다. 

자신이 처해진 상황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대하고 느끼려 한다면.. 




<마음 한 다발> 이 공간은 제가 20년 전에 썼던 글을 다듬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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