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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아 Jun 18. 2021

때로는 침묵을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말들을 내뱉기도 하며 

좋은 소리에 때론 듣기 싫은 소리까지 거침없이 다 들어가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들을 때엔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자신만의 취사선택을 하지만, 말하는 일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상대방의 기분에 개의치 않고 

쌀자루 터지듯 마구 쏟아내곤 하니까 말이다.     

 

수많은 말들 중에서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인 축복의 말을 제외하곤 

말은 하면 할수록 곁가지를 치게 되어 부피만 거대하게 늘어나고 

솜털처럼 가벼워져서 때론 실수조차 무마하지 못하고 거짓말로 유치 찬란하게 

포장하게 되어 서로의 감정까지 상하는 일까지 가게 된다. 


하지만 일단 입안에서 무언가가 간질간질하게 하여 목구멍으로 기어올라가는 것을 

잠시 누르고 침묵으로 가는 상태를 잘 견디고 나면, 

침묵은 하면 할수록 바다의 심연처럼 깊어지고 

잘 익은 된장이나 포도주의 맛과도 같이 농익게 되어 절제의 기술을 배우게 된다.    

  

새벽의 정적 속에, 하늘을 우러르는 높고 푸른 나무들의 갈망 속에, 

계절의 돌고도는 조용한 변화 속에 그리고 내면의 보이지 않는 영혼 속에서 

침묵이 아름답게 숨 쉬고 승화되어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확신과 기쁨과 축복과 승리의 말들이 전해졌으면 한다. 






<마음 한 다발> 이 공간은 제가 20년 전에 썼던 글을 다듬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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