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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아 Mar 27. 2022

창문

봄이다.

창문을 열어 따스한 햇볕을 쬐기도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기도 한다.      

집안의 기온보다 밖의 기온이 높으면 창문을 활짝 열어두게 되고, 

집의 기온보다 밖의 기온이 낮으면 창문을 꼭꼭 닫아두게 된다. 


창문은 날씨의 변화에 민감하다.     

더위로 창문이 활짝 열려있다가 어느샌가 모르게 바늘구멍 같은 

소슬바람이 서서히 불어오면 창문을 서서히 닫기 시작한다. 

뼛속 깊은 곳까지 찬바람이 부는 혹한인 겨울에는 

창문을 굳게 닫는 거는 물론이거니와 이중창을 하든지, 

커튼을 쳐서 바람막이를 한다. 


마음의 기온 또한 창문의 여닫는 것과 같다.      

마음에 행복과 평화가 차고 넘쳐 충만해지거나 만사가 잘 풀릴 때면 

다른 사람의 어떠한 말이라도 포용해줄 것같이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게 된다. 

그에 반면, 자신에게 어떠한 힘든 일로 마음이 움츠려 들어 의기소침해할 때면 

괜히 다른 사람 앞에 나서기를 꺼리게 되고 마음의 문 또한 좀처럼 

쉽게 열리지 않는다. 

때론 육체적인 고난을 겪으면서도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어 자신을 내보이려는 사람도 간혹 있다.      


마음에 사랑이란 기온이 불기둥처럼 용솟음쳐 오를 때면 더워서 창문을 

열고 다른 이들에게도 사랑이란 기온을 나누어주려 하지만, 

마음이 냉랭하고 척박하여 기온이 낮아질 때면 창문을 굳게 닫아두어도 

방안에는 냉기만 철철 흐르게 된다. 

아무리 밖에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대고 따스한 햇빛이 방 안의 공기를 

내리쬔다 해도 창문을 열지 않으면 햇빛도 바람도 살갗에 직접 닿지 않는다.    

  

창문틀에 묵었던 먼지들을 깨끗이 청소를 하며 

그동안 마음껏 열지 못했던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어보자. 

창문을 닫아두고 들리지 않았던 

창문 밖의 만물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조용히 귀 기울여 보자. 

또한 상승하는 날씨의 기온만큼이나 사랑의 기온을 

펌프질 하여 봄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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