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기 2022] 3월의 문화소비기록
멍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채워 넣어줬던 3월의 문화소비기록
아무래도 노래를 들으면서 글을 읽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이번 화 부터는 이달의 노래를 먼저 소개하는 걸로 순서를 바꿔보았다.
- 3월의 노래 : Dazed & Confused - Glen Check(글랜체크)
밴드 연주도 멜로디도 보컬의 목소리도 너무 좋다.
- 3월의 영화 : 퍼펙트 블루(2004) / 모가디슈(2021)
퍼펙트 블루(2004)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5749
우연히 여성의 날에 보게 되었다.
그리고 여성의 날에 이런 영화를 봤다는 것에 대해 일말의 묘한 죄책감이 들던 영화였다.
2004년이고, 감독의 대표작이 <파프리카>라는 걸 생각하면 기분 나쁨과 괴기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여성의 나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어야만 했던 장면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 또한 괴기함이 느껴졌지만, 그것보다 미마의 신체를 표현하는 장면이 불쾌했다.
모가디슈(2021)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92150
영화보다 더 영화라는 실화를 먼저 접하고 보게 된 <모가디슈>
실제로는 우리나라 대사관 측에서 북측 외교관들을 전향시키려고 한 적도 없고, 북한 대사관이 여덟 번이나 습격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먼저 우리 관저로 대피하자고 권유하기도 했다고 한다. 오히려 영화라서 감동적인 부분을 덜어내고 갈등을 넣은 게 아닐까 싶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765788.html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765788.html
킬링타임용으로 보기 좋은 영화였다.
- 3월의 드라마 : The Office 시즌 1(2005)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58049
최근 영상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져서
가볍고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으며
한편당 20분 이내
인 드라마를 찾다가 보게 된 The Office.
시즌 1은 거르고 보라는 평도 있었지만 에피소드가 6개 정도밖에 없어서 그냥 보자는 생각으로 봤다. 그리고 결과는 2005년도 작품인 걸 감안하더라도 마이클이라는 인물이 너무 혐오스러웠다. 인종차별, 성차별 그 밖의 온갖 혐오와 차별을 공기처럼 두르고 다니면서도 누군가가 지적하면 절대 자신은 그렇지 않으며 모두를 이해한다며 교육을 하고자 하고, 그게 일종의 웃음 포인트였을 것을 생각하니 앞으로의 시즌이 아득해져서 시즌 2 중반을 마지막으로 하차하게 되었다.
That's what she said. (라고 그녀가 말했지.)
직역하면 ‘그녀가 말한 것이 그것이다’라는 뜻인데 상대방이 한 말을 성적인 코드와 연결해 말장난을 할 때 쓰는 표현이다. 오프라인에서도 쓰지만 함부로 쓰면 안 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출처 : 네이버 오픈사전)
이 문장을 말장난처럼 회사와 병원에서 사용하는 장면은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나도 불편했다. 병원 장면에서 여자 간호사가 이 문장을 듣고 정색하고 나가는 장면을 보면 대충 의미를 유추할 수 있었다.
세상은 변화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어서 나중에 돌아보면 꽤 큰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드라마였다.
- 3월의 책 : 알제리의 유령들, 황여정
쉽게 읽히는 책이어서 좋았고, 챕터를 읽어갈 때마다 점점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느낌이라 좋았다.
인상 깊은 부분은 아래 발췌.
p. 136
모름지기 모든 글의 첫 문장은 글쓴이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언제나 그 글 전체의 본질을 규정하는 동시에 그 글이 쓰이게 된 최초의 동기를 드러내는 법이었다. 그러니 제목에 대한 착상은 첫 문장이 도와줄 것이었다.
3월의 문화일기 끝.
4월은 밝고 활기차게 돌아와 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