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기척
마주 앉은 침묵을 앞에 두고
그 틈 사이에서
우리는
무언가가 변했고
우리의
무언가를 겪고 있단 걸 알았지
가늠할 수 없는 서늘함이 자리하고
온기를 더해도
이내 식어버리는
우리의 온도
의식처럼 맞잡은 두 손 사이,
나의 차가운 손이 조금 데워지고
당신의 따듯한 손은 조금 식어가고
나의 따듯한 손이 다시 식어가고
당신의 차가운 손은 다시 데워지다가
더 이상 오고 가지 않는 온기와 냉기처럼
당신과 내가 주고받을 것이 없어지는
침묵의 온도에서 서성이던
그때의 우리는 어디를 향하고 있었을까
더 이상 어디로든 나아가지 못하는
그때의 우리가 넘고 있던 경계는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