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무언가를 쓴다.
끄적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사소한 무엇도 기록하지 않은 채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나 자신을 내버려 두었다. 언제든 쓰면 된다고 자신만만해했지만 사실은 후회를 남기고 때로는 자책도 하며, 흩어지는 구름 같은 시간에 걸터앉아서 정처 없이 둥둥.. 그냥 그렇게 나의 시간을 흘려보내며 둥둥.
오늘은 뜻밖의 누군가가 나에게 화를 뿜어냈다. 나로선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고 처음 있는 일이었고 이해가 되지 않아 속이 시끄러운 하루였다.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지만 그럴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떤 게 나다운 행동인지 또 어른다운 행동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사랑스러운 아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여유를 잃어버린 오늘이다. 물음표를 단 채로 종일 속 시끄러웠던 나는 ‘감정이 태도가 되지 말자 ‘라는 책을 발견했다.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교훈적이다. 너무 답답해서였을까. 브런치팀에서 종종 글 쓰라는 알림이 오는데 거기에 힘입어 오늘의 답답함을 아무렇게나 끄적여본다.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화로 나의 오늘을 몽땅 우울하게 보냈는데- 정작 나에게 화를 뿜어냈던 그 사람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 나는 정말 이상한 사람을 만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