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도 버겁다.
24시간만, 그래 딱 24시간이 적당한듯하다. 이 하루만 열심히 살아보기로 했다. 보상도 없다. 이유도 없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내가 하는 모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 후의 계획은 그때 생각해 보기로 하고.
눈을 떴고, 유효기간 24시간짜리의 열심히 살기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아침도 먹고, 출근해서 활기차게 사람들에게 인사도 건네고, 남들이 꺼리는 일도 나서서 하고, 사소한 일도 최선을 다해 해보고, 퇴근 후 빨래도 돌리고, 방 정리도 하고,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못했던 공부도 해보고, 산책도 하고, 그렇게 잠에 들고, 24시간 프로젝트는 끝났다. 내 모든 행동에 어떠한 의미도 두지 않았고 이날은 오로지 열심히라는 단어 외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리고 이불을 덮고, 이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순전히 나의 하루, 나의 날이었다는 것. 뭔가 벅차오르더니, 내일의 나는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나는 어제의 그 성취감을 다시금 느끼기 위해 첫 발걸음을 내딛고 열심히 나아갔다. 이렇게, 24시간이 48시간이 되고, 72시간이 되고, 어느덧 작심삼일을 넘어서버렸다.
열심히 삶으로써 누군가의 인정을 받으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내 삶의 변화를 바랐던 것도 아니다. 애초에 기대가 없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게 변화는 시작됐다. 동시에 나를 어디까지 끌어모아 사용할 수 있는지, 내 잠재력이 어디까지인지 그 가능성을 보게 됐다. 난 내일이면 오늘의 능력치보다 더 높은 능력을 발휘하여 살 수 있다.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성취감을 느끼고, 가능성을 맛봤는데 눈앞에서 저버릴 이유가 없으니.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지치고 무기력한 일상이라면, 일단 하루만 열심히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나의 하루가, 나의 삼일이, 나의 한 달이, 일 년이, 내 인생이 바뀌어가는 첫걸음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