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정저장소 Jan 09. 2022

모험의 끝,

군인, 에세이 작가, 농부, 목수, 사업가, 일러스트 작가, 프리랜서, 직장인, 일용직 노동자, 이젠 다시 대학생.


나의 2021년이다. 지금껏 1년이라는 물병 안에 자갈이나 모래만 넣어왔다면, 21년의 물병엔 자갈과 모래, 그 안에 물까지 채웠다.


빈 병으로 떠났지만, 가득히 채워 넣어 집으로 돌아왔다.


혼자 떠나는 모험은 외롭고 힘들었다. 분명 큰 목표를 품고 계획적으로 떠났지만, 역시나 계획대로 풀리지 않았고 모든 것이 변수투성이였다.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갔지만, 모험의 대부분은 변수를 수습하는 일에 힘썼다. 이렇게 고된 모험을 하며 어디까지 걸어가야 하는지 몰라서 계속 걸었고, 정착할 곳이 없었기에 끊임없이 걸었다. 길을 잃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길을 잃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지쳐서 과연 더 걸어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걸어가지긴 했다. 가끔은 도망치기도 했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여기서 멈추면 내가 갈 곳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시작한 모험, 내 힘으로 끝을 내야 했고, 그러고 싶었다. 그래야 이기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렇게 고된 모험 속에서, 목표는 못 이뤘을지라도 다행히 얻은 것이 하나 있긴 했다.

남들에겐 별거 아니었을지 몰라도, 내게는 매우 컸던, 수많은 성공과 실패들. 그리고 이 수많은 성공과 실패들을 도출하는 데까지 필요했던 과정들. 이를 통해 얻게 된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하고, 누구에게서도 배울 수 없었던 경험들. 스물셋, 스물세 살의 내가 이 모험을 끝내고 손에 쥐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아직 여운도 가시지 않았지만, 올해의 마지막 해가 지기 전에 다시 집을 나선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시 떠나야 한다. 내게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지금이 있는 한, 계속 움직여야만 한다.


지금이라는 순간은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는 기회이니까.

이 모든 일을 끝내고 내가 원하는 바를 다 이루게 되면, 다시 돌아가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들려줄 것이다. 빛을 향해 어둠 사이를 헤집고 나아가는 모험 속에서 겪은 나의 이야기를.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발이 닿는 곳까진 가보자. 나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너와 나, 같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지금이라는 기회가 있으니까.

21년의 물병을 미련 없이 비우자. 22년을 맞이하고 새로 채워나가야지. 가득히.​

작가의 이전글 변화는 시작됐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