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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바람 May 01. 2021

그저 살아가는 것이 삶의 이유인가


  영화 소울은 2021년 1월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이다. 디즈니 영화답게 캐릭터들은 용기와 희망을 불러일으켰고 소소한 웃음을 선사했다.

모든 이들에게 인생영화라 불리는 이 영화가 내게는 그렇게 다가오지 못했다.



  재즈를 사랑하는 조 가드너는 꿈꾸던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쁨에 취해 눈 앞에 있는 위험을 보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죽었다는 표현이 맞는 걸까? 영과 육신의 사이, 이승과 저승의 사이, 천국인지 지옥인지 모르는 세계로 넘어온 조 가드너는 한 영혼을 만난다.


  '태어나기 전' 성격을 형성하고 지구로 갈 수 있는 통행증을 발급받는 세계에서 만난 22번 영혼은 수천 년간 이곳에 머무른 영혼이다. 머무른 이유는 단 하나 지구로 갈 수 있는 불꽃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22번은 다시 지구로 돌아가고 싶은 조 가드너와 함께 지구로 가게 되지만 불행히도 조 가드너는 고양이의 몸으로 22번은 조 가드너의 몸으로 들어가 버린다.


  22번은 조 가드너의 몸을 통해 피자를 먹고 친구와 대화를 하고 쳇바퀴 같은 지옥철도 타며 길거리에서 뮤지션의 음악을 듣고 감동도 받는다. 그러다 따스한 햇살 아래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자신의 불꽃은 '어쩌면 하늘을 보고 걷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래,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자살 방지야? 불꽃이 뭔데? 뭐야. 그저 살아가는 거라고? 그래서...?'  생각의 줄기는 끝없이 뻗어나갔다.


지금 당장 죽는 것이 두렵다는 조 가드너의 말에 나는 죽는다면 "아, 이제 끝이구나" 하는 끝인사가 떠올랐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 내게 영화는 그저 살아가는 것이 불꽃이라고 말하니 뭐랄까.. 좀 싱거웠다.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어떠한 능력 혹은 장기, 꿈 기타 등등인 줄 알았지만 불꽃은 하늘을 보며 잠시 멍 때리고 가족과 밥을 먹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또는 연주를 하며 그렇게 소소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니..


  아무래도 이 영화는 인생영화이기보다 내겐 하나의 숙제로 남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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