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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바람 Jun 02. 2021

근로지원인으로 보낸 일주일의 시간

여기서 용어 정리를 잠깐 하고 넘어가겠다. 이용자는 장애인 근로자를 말한다. 장애인 근로자가 한국 장애인 고용공단에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신청해야 하고 근로자는 시간당 300원의 본인부담금을 사업수행기관에 납부하기 때문이다.




  나와 같이 일하는 이용자의 직급은 현재 인턴이다. 이용자의 말을 빌리자면 인턴이기 때문에 아직 맡은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고 했다.

그럼 자동으로 '나의 일도 많아지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게 되지만, 결과로 보자면 그건 아니었다.

이용자는 핵심업무를 수행을 너무 잘한다. 일을 깔끔하게 하며 센스도 있다.

또한 작성한 한글파일 중 오타가 있는지 확인을 해 주면 오타가 없다. 정말 업무처리능력이 최고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끼어들 틈이 없다.


그렇게 근로지원인으로 일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생각이 많은 나는 일주일동안 여러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종일 일하고 있는데 나는 일이 너무 없네... 괜찮을까?"

"이직을 할까?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괜찮은 걸까? 8시간 중 내가 일하는 시간은 몇 분? 몇 시간이 걸까?"

"그래, 한 달만 지내보고 이용자와 얘기를 해 봐야겠다."

"와, 내가 일이 없는 걸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네. 그걸 내게 직접 말하다니, 저 사람도 저 사람이다. 어처구니없네."


  많은 생각을 하며 지내다 오늘 결론을 내렸다. 그저 마음을 내려놓기로.

이직을 했으니 새로운 환경에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마음들이 모여 성급해진 것이었다.

인턴이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열정이 가득한 상태로 '자, 정말 열심히 일하는 거야!'하고 의지를 불태웠다가 막상 일을 하려고 보니 일이 없어 좌절하는 상황과 같았다.




  글을 쓰는 이 시점엔 말이 씨가 된 상황이다. 계속해서 '일이 없다..일이 없어. 어떡하지?'했던 것이 모여 내게 '옛다! 네가 원하던 것들이다!'하고 날아왔다.


  이용자가 이번 달 매주 금요일에 진행되는 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기에 나도 보조 업무를 수행하러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뭐, 좋게 생각해야지. 원하던 일이 생긴거니까.


  일은 많으면 피곤하고 적어도 피곤한 거니까. 작은 일에도 성실하게 임하자고 다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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