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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바람 Jun 07. 2021

한 걸음 더 나아가기 프로젝트 -day 80

열 번째 동굴 안 이야기



<놀란>
놀람은 뜻밖의 일이나 무서움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상태예요.


나는 어떤 상황에서 놀라나요?

지난주에 있었던 일이다. 회사에서 다리를 의자 위에 올리고 앉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엉덩이 근육, 이상근 쪽에 통증이 있었다. 집에 와 마사지 건, 마사지볼, 폼롤러를 이용해 이상근을 풀어줬지만 풀리지 않았다.


'아, 오늘 회사에서 자세를 바르게 하지 않아서 그러가보다' 하며 스트레칭을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걸까 그날따라 기분이 이상했다. '에이, 설마?'

화장실에 갔더니 이게 무슨 일인가. 생리가 시작됐다. 


여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종료한 지 2개월이 지난 시점이라 생리양이 폭탄일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양이 적어 다행이었다. 하지만 양이 뭐가 중요할까? 여긴 집이 아니라 회사다. 회사에서 아무 준비가 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생리를 시작했다는 것은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당장 반차를 쓰고 집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아직 근무한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내게 연차 따위 없었다. 급하게 이용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맙소사, 속옷을 안 판다. 머리가 하얘지고 식은땀이 흘렀다. 

다른 편의점을 가기 위해 문을 박차고 나와 그대로 직진을 했다. 가는 길에 다이소가 보여 다이소로 들어가 속옷과 생리대를 구입했다. 


검은색 바지를 입은 것에 감사하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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