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릿 댄스계 기억할 만한 작업들
2020년 〈퍼블릭댄스매거진〉웹진에 보내주신 성원과 격려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21년 코로나 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하여 문화 예술계는 '고사 위기'에 놓여 있으며 관련 업계의 기업과 종사자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이미 공연장과 극장, 도서관 등 사람이 몰리는 공공장소는 폐쇄되었고, 영업 축소와 함께 영업 부담으로 심각한 경제적 위기와 극심한 침체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느 누구도 코로나 19 사태의 종식과 사회적 안정을 함부로 예측하지 못하는 입장에 놓여 있으며 각 분야를 막론하고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2021년 〈퍼블릭댄스매거진〉웹진은 지난 리포트 취재에서 다루진 못한 ‘스페셜 다이어리’를 기획하여 더욱 스트릿 댄스 업계의 콘텐츠 핵심 역량과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출구 전략을 계획하고, 최소한의 업계 회복과 생존에 의미와 목적을 다하고자 동참합니다. 이 과정에서 댄스 관련한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인들과 댄스인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막혀 있는 활동문을 절체절명 위기 속 사투 속에서 함께 모색하는 최소한의 애쓰는 모습 자세가 확대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80년대와 90년대 중반까지 대한민국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문나이트클럽은 블랙 뮤직을 좋아하는 사람, 춤을 추는 춤꾼들의 힙합 문화의 통로이자 성지였다. 1970~80년대 음악 감상실 ‘세시봉’이 포크 음악의 유행을 이끌었다면, 문나이트는 90년대 댄스 음악의 시작이 된 곳이다. 인터넷 조차 없던 시절 문나이트는 힙합 음악과 춤을 사랑하는 크리에이터들의 메카로 자리잡기에 충분한 마음속 아지트였다.
그만큼 문나이트클럽은 아주 특별한 장소였고, 가장 핫한 블랙 뮤직, 가장 열정적인 춤꾼, 힙합 문화와 댄스의 역사가 공존하는 대한민국 힙합 문화 태동기 역사에 빠질 수 없는 곳이다. 90년대 대한민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춤꾼과 유명 댄스 가수들은 문나이트클럽에서 배출되지 않은 크리에이터 인물이 없었다. 당시 문나이트클럽에서 가장 남달랐던 춤꾼 인물로 손꼽히는 클론 강원래가 지난 2018년 10월, 1990년대 ‘춤꾼들의 성지’라고 불리며 당대를 풍미한 전설의 문나이트클럽 공간을 펍 스타일로 재현해 문을 열었다.
하지만 최근 강원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지속되는 경영 악화로 운영을 포기하게 이르렀다. 그동안 문나이트 운영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다방면으로 고군분투 해왔으나, 결국 긴 코로나 19 사태의 장기화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 소식을 전했다. 실로 안타깝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이다. 문화 경제 시장에 애정을 쏟아 온 주체와 크리에이터들이 코로나 19 여파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는 '고사 위기'의 상황이기에 안타까운 마음만 자아낸다.
지난 2019년 4월 돌이켜 보니, 문나이트의 댄스 생명력은 꽤 깊고 질겼다. 문나이트 공간을 가득 메운 춤의 뜨거운 기운은 젊은 댄스인의 마음을 달뜨게 만들었다. 치열한 댄스 배틀 씬 경쟁의 영예를 놓고 한판 춤의 전쟁을 벌이던 댄스인들, 그리고 환호와 긴장 속에 뒤엉키던 관중들의 추임새는 ‘BOOGIE TRAIN Party’의 강렬한 열기의 충격과 기억의 잔상을 남겼다. 그 현장 자체가 댄스 음악이나 댄스인들의 산실이 되었던 전설의 문나이트클럽 1990년대의 인연이 이어졌고, 2019년 ‘BOOGIE TRAIN Party’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댄스 배틀 씬에서 ‘즉흥 춤’을 펼치는 댄스 플로어의 댄스인들은 댄스적 갈증을 음악으로 담아내듯, 그 속에서 리듬과 '소통'을 만들어내었다. 누군가는 이것을 아방가르드라고 이야기하고, 정치적 표현으로는 ‘비주류’ 또는 ‘어려운 춤 장르’라고도 했다. 그렇게 스트릿 댄스 장르는 끊임없이 댄스인들의 창의적인 작업을 통해 댄스적 스펙트럼을 넓히며 나름의 생명력 존재를 견뎌냈던 것 같다. 춤 동작을 통해 연상 가능한 이음, 춤 연결 등을 통해 댄스 배틀 주제를 잇다.
이것은 이날 관객과 댄스인들이 ‘BOOGIE TRAIN Party’를 통해 무엇을 잇고 싶은지, 각기 다른 희망과 기대, 연대의 의미와 중요성을 갖는 메시지 자리가 되었다. 수많은 고민과 번뇌 속에서 만들어진 댄스인들의 배틀 장면은 더더욱 절묘한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현장을 만들어내었다. 댄스인들의 개별적인 춤 동작은 모두가 어우러지는 즉흥에 가까운 춤의 협연으로 새로운 댄스 역사를 문나이트 공간 안에서 형성했다.
특히 참신하고 파격적인 춤의 몸부림이 응축된 댄스인들의 다양한 댄스 배틀 실험 정신의 역할과 가치 사이에서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댄스적 성장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트릿 댄스는 조금씩 힘을 얻고 보편적인 댄스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더디지만 의미 있는 여정에 ‘BOOGIE TRAIN Party’가 앞장서 있다. 코로나 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인내하고 버티는 수많은 댄스인과 예술가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나누고 싶다. 2021년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한 또 다른 인내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 모두가 이 인내에 조금이나마 화답할 수 있는 묘안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하며 성장 가치의 준비를 만들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