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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yD Nov 02. 2020

인공지능(AI), 디자이너까지  대체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과 직업 전망


전문가들이 향후 사라질 직업에 대해 조망할 때, 가장 설득력 있는 근거는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여기서 사람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개선될 삶의 편리성 보다, 인공지능의 직업 대체 여부이다.  생계가 달린 직업을 ‘인공지능 발전 이후 잃을 것이냐’, 혹은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갖고 유지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오고있는 것이다.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 콜이 공동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인공지능이 본인을 대신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것’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특히 인간의 창의성이 주를 이루는 영역, 그중에서도 ‘디자인’ 분야의 경우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뜨겁다. 최근 기술과 결합된 디자인, 경험 디자인이 확산되고 개자이너 (개발자+디자이너의 합성어)라는 말이 등장할 만큼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역량이점차 커지는 추세 속에서, 이러한 논의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쯤에서 디자이너의 역할과 정의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순수예술과 달리, 산업혁명 이후 표준화나 대량생산이 필요한 시점에서 등장하게 된개념인 ‘디자인’은 타 예술 분야, 조형분야보다 디자이너 개인의 개성이 덜 중요시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산업디자인 분야에서는 형태와 방법을 불문하고, 모두 사용하기에 편리한 지, 대량 생산할 때 적합한 형태인지, 사용자에게 오류나 불쾌한 경험을 선사하진 않는지 등의 조건을 만족하는지에 대한 평가를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 디자인과 순수예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자의 유무’ 이기에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거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 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디자이너의 한 역할로 정의할 수 있을 듯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공지능은 수많은 데이터와 학습을 기반으로 인간보다더 나은 해결책을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Design thinking과 인공지능


최근 디자이너들이 이러한 해결책을 내기 위해 갖는 프로세스 중 주목받는 것은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이다. 디자인 싱킹은 여러가지 직면한 문제사항들(사람의 요구부터 비즈니스 성공 요인까지)을 통합하기 위해 디자이너의 툴 킷(tool-kit)에서 도출된 인간 중심의 혁신 접근 방식이다. 이는디자인 분야에서 비롯되었지만, 현재 그 영향력과 효용성을 인정받아 다양한 산업 군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분산과 수렴을 반복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이 그 방법이다.  여기에는 디자이너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들, 환경적 및 유전적 요인에 의한 창의적 사고들이 큰 영향을 끼친다. 문제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적합한 해결책을 내야 하는 것이기에, 메뉴얼이나 지침이 생기기 어려운 것 역시 특징이다.  


다시 논의로 돌아와,  ‘인공지능이 이러한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를 하는 것이 가능한가?’ 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디자인 싱킹 일련의 프로세스를 따르는 것은 가능하나, 실제로 의미 있는 문제를 도출하며 사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디자인 과정이 항상 데이터 기반의, 혹은 관련경험에 의해서만 산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디자인 중 상당수는 우연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디자이너에게 영감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자기 전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은, 실제로 디자인을 함에있어 좋은 양분이 되어준다.  여기서 ‘우연’은 컴퓨터로 설계할 수 있는 ‘랜덤(random)’과 다르다. 디자인과 관련된 요소나 지금까지의 좋은 해결책들을 대상으로 무작위의 해결책을 내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 개인의 다발적인 경험이 우연한 요소나 우발적 경험에 의해 결합되어 뜻밖의 결과를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디자인 영역이 디자인 싱킹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이미 일부 디자이너를 위협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툴(tool)도 완성된 바가 있기도 하다. 특히 정해진 그리드 시스템에 기반한 레이아웃 구성과 조판을 통한 편집 디자이너는, 빠른 시일 내에 인공지능에게 자리를 빼앗길 위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컴퓨터가 자체적으로 창조성을 갖도록 하는 ‘컴퓨테이셔널 크리에이티비티 Computational crativity’ 연구에 이미 주요 기업들이적극 투자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인공지능 기반의 디자인 프로그램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인간이 포토샵 프로그램을 통해 일일이 해야 했던 ‘이미지 조절’이나 ‘변형’ 업무도 이미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 (이는 어도비 연례행사 맥스 2017에서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전망은?


그러나 현재 개발된, 그리고 근미래에 개발 예정인 인공지능 기반의 디자인 프로그램들은 디자이너의 일부 ‘업무’를 대체할 뿐, 디자이너의 ‘역할’로 대변될 수 없다. 특히 저명한 디자이너들이가진 천재적 감각이나 우연의 결합, 영역 불문의 결합 혹은 창의적 사고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임이 확실하다.  



다만 디자인을 함에 있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들은 근미래에 대체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단순 형태 모델링이나 누끼작업 (글자만 빼고 색을칠하는 인쇄 방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미지와 배경을 분리하거나 따로 사용하기 위한 포토샵 기법을 의미한다) 혹은  앞서 언급한 편집디자인 등의 영역은 인공지능이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자이너는 인공지능을 ‘생계를 위협하는 경쟁 상대’로 인식하기 보단, 조력자로서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디자이너들이 해야 했던 단순 노동 업무들을 인공지능 기반의 프로그램을 통해 실현한다면 디자이너는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업무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은 완성도의 측면에서, 혹은 보편적인 기준에 의해 평가될 수는 있지만, 모두를 만족시키고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는 디자인은 찾아보기 어려울 뿐더러 디자인의 필수 조건이 아니다. 더불어 시대에 따라 다른 해석, 다른 평가를 받는 디자인들이 숱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디자이너의 역할을 인공지능이 100% 대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이 모든 이슈들을 안고, 적합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초인공 지능(Superintelligence) 혹은 그 이상이 개발되어 상용화된다면, 디자인 뿐만아니라 창의성과 우연적 요소가 결합되는 것이 빈번한 모든 영역이 위협받고 인간이 설자리를 잃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디자이너는 인간성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사고를 이어나가되, 도구로서 인공지능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자세와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할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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