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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원 Jun 20. 2020

겨울, 러시아 여행  

드디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교과서에 있는 열차 사진을 보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 열차 종주 여행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됐다. 열차를 타고 7일 내내 간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꼈고 나중에 대학생이 되면 꼭 가겠다 다짐했었다. 20살이 되어서,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입는 것, 먹는 것 아껴가며 돈을 모았다. 그렇게 방학 때마다 서유럽, 북유럽, 아프리카 등 배낭여행을 다녔다.


이상하게 꼭 가겠다고 마음먹었던 러시아 여행은 오히려 내가 커 갈수록 나의 마음속에서 사라져 갔다.

하지만 결국은 갈 운명이었던 것 같다. 나는 대학교에 와서 전공실기 교수님으로 러시아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3년 내내 러시아는 정말 아름답다며 꼭 가보라고, 방학이 다가올 즈음엔 “이번 방학엔 러시아에 오니?” 항상 물어보았고, 본인 조국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셨다. 덕분에 나는 대학교 3학년 마친 겨울에 홀로 러시아로 떠나게 되었다. 당시, 러시아 상황은 국제적으로 매우 좋지 않았다. IS가 모스크바를 폭파한다고 협박을 했고, 세계적으로도 테러가 심각했던 상황이다. 나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떠났다. 사실 무섭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이 아니면 갈 수 없다는 생각과 겁쟁이인 내가 가끔은 겁이 없이 행동할 때가 있는데 러시아 여행이 그랬던 것 같다.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에서

그렇게 떠났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 그야말로 몸짓 발짓하며 러시아를 돌아다니며, 한 달 동안 나는 러시아에 푹 빠져버렸다. 그동안 다른 유럽지역을 돌아다니며 박물관, 건축물 유명 인물들의 집을 많이 다녔지만 문화예술이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이 와 닿지 않았었다. 서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이론으로 알고 있었지만, 러시아에 오니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 계획하기는 겨울이니까 최소한의 동선으로 다니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내 몸이 냉동 고기가 된 것 같은 러시아의 혹한 추위에도, 옷을 겹겹이 껴입으며 열심히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학교에서는 왜 러시아의 이런 문화유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는지 억울함이 들었다.


피아노 전공자로서 피아노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연습실에 오랜 시간 앉아 많은 연습만 하면 되는 줄 알던 내가, 세상의 모든 것, 인간의 삶, 역사가 예술로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폭넓은 시야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러시아 여행 이후에는 많은 문학 작품을 접하고 싶고, 역사뿐 아니라 내가 싫어하던 수학 과학, 건축 등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는 무용음악 공부를 시작하면서

발레 또한 러시아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고, 나는 마음속에만 가지고 있던 생각을 실천해 내가 러시아를 여행하며 궁금했던 것들을 찾고 정리했다.


한국에 돌아온 후 사람들이 내게 러시아 여행이 어땠냐고 많이 물어보았다. 나는 그때마다 내가 간 여행지 중에서 최고라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이런 러시아의 매력을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나의 자료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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