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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 SEAN Aug 05. 2023

[에세이] 내 일하며 잘 살기 (3)

거래처와의 트러블

내 일을 시작한 지 4달째.

드디어 올 것이 찾아왔다.


"거래처와의 트러블"


내가 진행 중인 의뢰 건 중에 꽤 괜찮은 규모의 계약을 먼저 제안한 회사였다. 선뜻 계약금의 절반을 지급해주기도 했고, 계약 후에도 작업 컨디션에 대해 상당히 만족한다고 평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것저것 일들을 많이 떠안는 바람에 조금 소홀했던 탓인지, 거래처에서는 자기 고객사에서 작업에 대한 피드백을 48건이나 지적해 왔다고 전화를 해왔다.


'48건'이라는 숫자에 잠시 놀랐지만 일단 상대방을 진정시키고 전화를 끊었다. 그런 다음 고객사의 피드백 내역과 이전 작업물들을 비교해 보았다. 전체적인 작업 컨디션은 비슷했지만, 좀 더 지엽적인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다.


뭔가 예민해져 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거래처에서는 내게 '다음 주 중으로 본사로 방문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정도의 일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가는 건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그래서 솔직하게 상황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화상회의로 대신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거래처에서는 굉장히 떨떠름해하며 '일단 알겠다'고 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요즘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 식당, 카페 등 요식업에 대한 '장사 솔루션' 콘텐츠가 굉장히 많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이후로 사업 전문가가 업체 사장들을 대상으로 쓴소리를 하는 영상들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나는 요식업과는 거리가 멀지만, 평소에 손님들을 직접 마주하는 요식업이야 말로 '장사의 꽃'이라 생각하는 탓에 꽤 흥미롭게 시청하고 있다.


거기에 보면 매번 나오는 내용이 '사장이 고생해야 손님들이 좋아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사장이 고생하면 상품의 퀄리티가 다소 올라가게 되고, 좋은 퀄리티의 상품은 일부 고객들이 알아봐 준다.


하지만 언제나 사장이 10중 10의 노력을 다하게 되면 쉽게 지치게 된다.


10의 노력이 담긴 상품을 소비한 고객들은 만족하겠지만, 사장이 지치면 그 가게는 문을 닫아야 한다. 고객 입장에서도 수고롭게 또 다른 가게를 찾아야 하니 모두의 손실이다.

유튜브 <장사의 신>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일 것인가."  


이 문제를 놓고 수많은 사장들이 밤잠 이루지 못하며 고민할 것 같다.


모두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어찌 됐든 시간과 비용을 많이 들이면 손님들이 좋아하는 것은 자명한데, 언제까지나 몸과 정신을 갈아 넣으며 버틸 순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해진 기준은 없다.


사장은 10중 어느 정도의 노력을 들일지, 스스로 판단해야 하고 결정해야 하며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문제가 발생했다면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추후에는 비슷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할 듯하다.


시간과 비용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면 일단은 대단한 문제가 아니니 말이다.


그렇게, 나는 당분간 '작업 하나하나에 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겠다'는 자성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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