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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이랑 Sep 29. 2022

마흔앓이

인생 후반전을 고민하다

마흔을 앞두고 이 정도면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몸이 여기저기서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몸만 잘 돌보면 되는 줄 알았는데 고민이란 것이 시작다. 왜 신경 쓸 일이 갑자기 많아지나 의아해하며 진지와 우울을 넘나들고 있는데 위로가 됐던 건 래의 남편도, 친구도, 육아 동지도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점이다. 몸이 아픈 거야 전문의를 만나고 운동을 시작하면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고민달랐.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내가 이 꼬리를 잘라내지 않으면 두고두고 나를 괴롭힐 게 뻔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계속 머물 것인가 VS 변화를 시도할 것인가


나의 고민은 둘째한테 유치원비 외에 학원비가 들어가기 시작한 작년부터 시작되었다. 앞으로 아이들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불어날 테고 머지않아 편 외벌이로는 감당하기 힘든  시기가 올 것이 분명하니 이제는 정말 내가 나서야 하는 때라고 생각했다. 아르바이트 어플을 설치해놓고 집 주변으로 하루 서너 시간이라도 일을 할 수 있는 이 있는지 살으나 아이가 코로나감기에 걸리자 마저도 사치인가 싶었다. 장 매일 출근할 곳을 찾기는 어렵고 막연하고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실행에 옮겨야겠다는 결심에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방문해 내일배움카드를 만들 구직 등록 했다. 고용노동부 HRD-Net, 경기도일자리재단, 워크넷 등을 통해 오전 시간에 배울 수 있는 강가 있는지, 내가 원하는 조건의 일자리가 있는지를 찾아보았다.


이런 나를 켜보던 남편은 아직은 아이들한테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니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블로그나 유튜브를 시작해 보라고 했다. 누구나 시작할 수는 있지만 수익으로 연결시키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인데 아내를 높이 평가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고민을 거듭해봐도 그건 내가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과거에 패기 넘치게 개설했다가 얼마 못가 방치된 블로그도 한몫했다. 육아 동지는 상품 리뷰를 써 보는 아르바이트는 어때?라고 제안했다. 생각을 해보지 않은 분야는 아니지만 내가 쓰는 글에 거짓과 거품이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 발목을 잡았다.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은 사무직이라 비슷한 일자리를 원했지만 9시 출근, 6시 퇴근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았다. 많은 후보들을 탈락시키고 과연 내가 꾸준히,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꽤나 심각하게 고민다가 드디어 꼬리를 잘라냈다. 그 일을 시작하기 위해 상담을 받고 비용을 지불하고 강의를 듣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학 전공 교재 이후로 이렇게 두꺼운 책도 처음이고 집중해서 화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빠르면 내년 봄부터 나의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에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나의 SNS에 '지르며 살기'라 문구가 적혀 있다.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핑계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도 내 안에 갇혀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때를 벗어나 이제는 마음이 가는 대로 저지르는 때를 살아가고 있다. 지르고 나면 과정과 결과를 떠나 경험치가 쌓인다. 경험치가 쌓이면 또 다른 것에 저지를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고민은 시간만 늦출 뿐, 흔앓이를 겪고 있는 누군가가 이 글을 읽는다면 해볼까? 하는 것에 용기 내어 저지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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