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돌아온 다음 날, 미뤄왔던 미술관에 다녀왔다.
일이 생겨 며칠간 한국에 다녀왔다. 재충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살도 5kg쪘다는;;
본가에서 어머니랑 티비를 봤다. 롯폰기 여행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오랜만에 가보고 싶어졌다.
롯폰기는 이태원 같은 곳이라고 보면 된다. 여러 국적의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다. 나는 일본에 왔을 때, 클럽가러 롯폰기에 간 게 전부였다.
클럽의 지역이라 그런지 새벽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닌다. 해가 지지 않는 지역, 롯폰기이다.
롯폰기 역을 나와서 국립신미술관으로 이동했다.
국립신미술관은 영국의 미술전문지 '더 아트 뉴스페이퍼 (The art newspaper)'의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미술관 100곳'에 이름이 올라있다. 랭킹의 기준은 방문자 수이다. 롯폰기에는 모리미술관등 여러 장소가 있지만, 등재된 곳은 이 곳이 유일하다.
https://www.theartnewspaper.com/2024/03/26/the-100-most-popular-art-museums-in-the-world-2023
다른 미술관이랑 다른 점이 보인다.
우선 이곳은 소장품이 없다. 기획전시만 이뤄지고 있었다.
미술관하면 소장품을 보러가는 곳이라고 생각한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전에 같던 네즈미술관도 소장품이 잔뜩 있었기에, 소장품이 없는 미술관은 신기했다.
그래서 영어명이 museum이 아닌 art center로 쓴 게 아닌가 싶다.
두번째, 무료 전시가 많다.
내가 갔을 때는 유료 전시가 거의 없었다. 있다고 한들 재밌어보이는 무료전시가 많이 마련돼 있기에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돈이 없기도 했다.
그래서그런지 대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내 또래 아니면 나보다 어린 애들도 많았다. 평일에 갔는데도 이정도면, 주말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세번째는 생전 처음 보는 국립신미술관이라는 건축형태와 활용이다.
한국에서 살 때는 동네 시립미술관등을 갔다. 많이 가지도 않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입구부터 특이하다. 원뿔형태로 되어있다. 자동문이 설치돼있다. 내부는 거꾸로 건축된 거대한 원뿔이 있다. 레스토랑, 카페로 쓰이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을 허세가 아닌 전부 활용했다는 점을 높게 사고 싶다. 외부와 내부를 본 나는 미래세계의 건축물처럼 느껴졌다. SF영화에서 나올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일본의 공간을 보면 '아주 좁다' 라는 말이 연상된다. 그렇지만 이 곳은 광활했다. 간만에 속이 편해지는 높이와 넓이였다. (14,000제곱미터)
그리고 이곳은 관람이외에 편하게 로비의자에 앉아 작업하는 사람도 꽤 보였다. 관람이외의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에 더 많이 몰리는 것 같다.
건축가는 구로카와 킷쇼(黒川紀章).
이 미술관이 그의 유작이다. 이 분은 메타볼리즘의 대표적 건축가이다.
일본에서 유행했던 메타볼리즘의 어원은 메타몰포시스이다. 메타몰포시스란 변질, 변형, 변화를 의미한다. 모더니즘과 반대의 개념으로 보인다. 정적인 건축을 유기적인 모습으로 보는 게 독특한 점인 것 같다. 재생가능한 건축물, 변화가능한 건축물이 내가 이해한 메타볼리즘이다. 떠오르는 키워드는 생명체, 유기적, 재활용, 재생,변화 등 이다
대표적 건축물은 나가킨 캡슐타워이다. 주거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특이한 점은 캡슐은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점과 캡슐 배송되기 전부터 내부에 다용도실과 부속품이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변형, 변질의 메타볼리즘에 맞는 건축물이다. 아쉽게도 철거됐지만, 이건축을 알 수 있는 좋은 예라고 본다.
.
그리고 국립신미술관을 '녹지로 둘러싸인 미술관'이라는 컨셉으로 외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또 외관 벽을 보면 파도모양으로 유리벽을 만들었다. 휴식공간도 Hans J. Wegner의 덴마크 의자가 쓰였는데, 이런 세심한 준비도 플러스요인으로 본다.
관람을 하다보니 조금 더웠는데, 바닥 에어컨 시스템이 또 요긴하게 느껴졌다. 관람실 내부에도 쉴 수 있는 의자등이 조금씩 보여,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이상. 대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