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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후 복직 적응기간은?

 복직 적응기간은 휴직기간의 딱 1/2!  직장으로 돌아오길 잘 했다

● 날짜 : 2019.4.13.(토)

● 날씨 : 미세먼지는 좀 있지만 따뜻한 날~

● 제목 : 육아휴직후 복직 적응기간은 휴직기간의 딱 1/2!  직장으로 돌아오길 잘 했다!!




첫째를 낳고 1년간 육아휴직후 복직했을때 6개월여간 참 힘들었다. 갓 돌지난 워니공주가 엄마 떨어지는 걸 너무도 힘들어했고, 워니가 엄마랑 떨어진 스트레스 때문인지 밤에 마치 신생아처럼 2~3시간 간격으로 자지러지며 깨다보니... (워니는 두돌이 지날때까지도 4시간 이상 내리 자본적이 없다..ㅠ.ㅠ 진짜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더랬다...ㅋ 덕분에 엄마는 극도로 날씬해짐 ㅋㅋ)복직후 나의 체력도 급격히 떨어졌다. 그때 기침이 6개월간 멈추질 않아서 이빈후과에서 폐결핵이 아닐지 대형병원가서 폐CT를 찍어보라고까지 했다. 그렇게 육아휴직후 아이도 나도 변한 환경에 적응하느라 6개월을 꼬박! 아등바등하며 순간순간 퇴사욕구가 솟구치곤했다.  그렇게 1년간 전업맘으로 육아만 하다가 다시 워킹맘이 되었을때, 나의 몸도, 마음도..아이도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데 6개월이 소요됐다.


그리고 그 후로 워니공주를 키우며 나는 나 나름대로 아이기 생기기전보다도 더 즐겁게 직장생활을 했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직장생활중 가장 리즈시절이 1년 휴직후 직장에 다시 돌아가서 1년여가 지난후부터 둘째를 출산하기전까지 2년여간이었던것 같다. 첫아이 출산. 휴직.그리고 복직을 거치는동안 엄마로써 성장하면서 뭔가 이해심도 좀 생기고, 아량도 조금 생기면서 직장생활에서 그전보다 융통성도 생기고 관계들에 대한 탄력성도 높아졌더랬다. 물론, 그때는 워니가 아프거나 육아와 일 병행으로 인한 비상상황이 생기면 친정부모님 건강이 허락될때라 부모님들의 써포트도 있었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육아가 수월하기도 했다. 그렇게 첫아이 출산-육아휴직-복직 과정에서 1년의 휴직후 6개월간의 고비를 넘기며 잘 적응하고 다시 둘째를 출산후 3개월의 출산휴가와 만3년간의 육아휴직 총 39개월을 워킹맘에서 벗어나 오직 아이들 육아와 가사에만 전념하다 직장으로 다시 돌아갔을때.... 일단 3년이 넘는 시간동안 내가 회사에 소식이 너무 뜸했던 터라 회사에 대한 상황을 전혀~~~~~~ 몰랐고, 그저 집과의 출퇴근 거리만 생각해서  복직원을 내면서 인사팀에 찾아가서 지금 내가 근무중인 부서로 배치해달라고했다. 


그때 인사담당자의 표정이 왜 그리도 밝았던 건지는 복직하는 첫날 알게됐다. 내가 보내달라고 한 부서에 다소 문제들이 있어서 한명이 결원이었고 그자리 공석이 2개월여를 넘기면서 밀린업무도 많았지만 코 앞에 큰 지역축제를 앞두고 있는데 공석이었던 그 자리 담당자의 업무였고 내가 그자리로 가게되었다. 하아~~ 3년이 넘는 시간은 내가 업무능력이 바닥으로 떨어지기에도 충분했지만....모든 전산 시스템과 결재프로그램등이 바뀌어있어서 난 1시간이면 할일을 3시간동안 끙끙거려야하는 상황에서 전임자가 2개월 넘는시간동안의 공석으로 쌓여있던 업무를 처리하느라고 발등에 떨어진 불끄며 정말 동동거렸다. 복직후 1주일간은 친정어머니의 도움도 받았고, 2개월은 하원도우미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나대로 업무적응에 발등에 떨어진 급한 업무처리하느라 너무나도 힘들었고, 엄마가 휴직중 10시 등원 3시 하원하던 5시간 엄마랑 떨어져있던 4살 쭈니는 8시등원 4시하원 8시간 어린이집에 있어야했고, 그후로도 2시간 하원도우미이모네 집에 있어야했고 너무도 바뀌어 버린 환경에서 아침마다 눈물바람이 되었다. 9살 워니는 엄마가 복직한후에 2학년 2학기 학급회장도 맡으며 잘 하는가 싶었는데, 엄마 복직 2개월후 시작된 겨울방학에 엄마가 싸놓은 도시락을 혼자 먹으며 눈물바람이 되어서는 5분이 멀다하고 겨울방학 내내 회사에 있는 엄마에게 전화를 해댔다. 


복직하자마자 내가 놓인 자리의 급한 불을 끄고, 부서장과 동료들로 부터 "복덩이가 제 발로 굴러들어왔다.","언니가 우리 사무실에 오고 사무실 분위기가 파라다이스가 됐어요.","3년간 애만 키우고와서 걱정했는데, 너무 고마워요. 부서장 입장에서 너무 고마워서 인사팀에 좋은 직원 보내줘서 감사하다고 전화했어요." 등등 정말 격한 칭찬과 환영을 받으며 나름 직장인으로써 심리적 적응은 3개월여가 채 안되서 한듯 하다. 하지만 아침마다 눈물바람인 4살쭈니, 예민해진 9살 워니 덕에 육아휴직중 엄마의 뽀뽀세례와  따뜻한 발마사지와 쭉쭉 키크기 다리 마사지로 잠에서 깨던 아이들과 엄마는 사라지고,  우리집은 매일 아침 출근시간에 애가 타는 엄마와 짜증으로 하루를 여는 초2, 울먹이느라 밥도 잘 못먹는 4살....엄마도 아이도 누구하나 행복하지않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회사가 멀다는 이유로 내가 복직후 난 아침에 불난 사람처럼 동동거리는대도 내가 휴직중일때와 마찬가지로 태평하게 자기 한몸 쏙~ 빠져나가는 남편에게도 야속한 마음이 밀려왔다. 그렇게 3년이 넘는 시간의 긴 휴직은 아이들에게서 너그러운 엄마를 빼앗아갔고....나는 점점 더 마음이 각박해지는듯 힘겹게 '다시 육아휴직','퇴사'를 되내이며 3개월여를 보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마음이 잘 맞는 직장동료(특히 SH 와 YJ 두 여자후배)들 덕분에 출근하면 업무중 짬짬히 이런저런 내 상황에 대한 힘겨움도 토로하고 위로도받고 그러면서 점심시간 틈틈히 맛집도 찾아다니며 뭔가 바깥세상과 소통의 창구가 생긴듯 시간이 갈수록 살짝 숨구멍이 열리는 것 같았다.


지옥같던 6개월. 어찌어찌 6개월. 일할만한 6개월을 보내고

직장으로 다시 돌아온지 1년6개월이 된 요즘~~


나는 보통 1시간이면 할수 있는 업무를  40~50분이면 할 수 있을만큼 업무속도도 업무요령도 업! 되었고,  6살된 쭈니는 이런저런 의사표현도 모두 가능하지만, 유치원에서 선생님께 엘리트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유치원 생활을 잘 해주고 있고, 11살 워니는 엄마에게는 살짝 까칠하지만 ㅋㅋ(엄마가 숙제에 대한 언급만 안하면 우리 둘 사이도 늘 평화가 유지되긴 함 ㅋㅋ^^:;) 학교생활도 친구관계도 나름 스스로 잘 챙겨나가고 있다. 그리고 내가 육아휴직중일때처럼 자기만 출근해버리던 남편도 이젠 아침이면 아이들 준비물을 챙겨주고, 저녁이면 남은 집안살림을 단도리해주며 내가 다시 워킹맘으로 돌아가 밖깥에 나가있는 시간에 비례해서 남편이 가정에 들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게 힘들었던 시간들....

적응하느라 어쩔수 없이 겪어야 하는 진통들이었나보다.


처음 복직후 휴직기간만큼 더 떼는 건강보험료와 기여금..그리고 첫 두달 하원도우미 이모 몫의 급여를 주고나면 정말 출퇴근 기름값과 점심값으로 끝나는 월급을 보면서 내가 이 월급때문에 아이들과 매일 아침 이렇게 전쟁을 치러야하나...싶기도 하고 출근시간 맞추느라 아이를 다그치고 재촉하고 출근하던 어느 날이던가...그날은 눈물이 앞을가려서 운전대 앞이 보이지 않기도 했지만...왜 그리도 그 상황이 힘겹던지...핸들을 돌리고도 싶었다.  그리고 왜 그리도 몸은 아팠던지...귀의 통증과 심해진 편두통으로 신경과를 들락거리고, 목에 이물감으로 식도염약을 복직과 동시에 3개월간 먹고....그렇게도 아프기도 참~ 많이 아팠다.



그러나 그 시간을 다 견뎌내고 복직후 1년6개월이 지난 지금.

수월해진 업무(일이 없어진게 아니고 내가 일머리를 좀 알게 된것!), 각자의 위치에 잘 적응한 두아이들, 남편도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니라 주전으로 참여하는 육아와 가사... 모든 상황이 내가 워킹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안정되어감을 느낀다.


1년 휴직휴 복직적응이 6개월 걸렸던 첫째 육아휴직 후에 비해, 육아휴직 자체도 3년이니 세배가 길었지만, 적응기간도 세배가 더 소요된듯 하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육아휴직후 다시 직장으로 돌아왔을때....


심리적, 물리적 그리고 총체적 적응을 모두 고려해보니 내


가 육아휴직했던 기간의 딱 1/2만큼이 적응에 필요한 시간인듯하다.




그 시간들만 잘 견뎌내면 "다시 직장으로 돌아오길 잘했다!"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지금 이글을 끄적이는 대한민국의 동동대는 워킹맘 1인인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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